동성커플의 결혼식 요청을 '합법적으로' 거절하기 위해 교회정관 개정을 고려하고 있는 플로리다 텔라하시 시티쳐치 딘 인세라 목사.   ©www.citychurchtallahassee.com

동성 커플의 결혼식 요청을 정당하게 거절하기 위해 교회의 정관을 바꾸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전에는 당연시 돼 특별히 언급할 필요가 없던 것인데 교회마다 성경에 근거해 '결혼은 한 남자와 여자로 이뤄진다'는 내용의 법을 제정하고 있는 것.

동성 커플의 요구를 거절하는 결혼 관련 기업들을 상대로 한 소송은 종종 있었지만, 교회 정관을 바꾸면서까지 혹시나 있을 동성 커플들의 소송에 대비하는 경우는 드물다.

루이지애나 침례교 협의회 변호사로 교회 정관개정에 대한 조언을 해 주고 있는 그레고리 S. 어윈 씨는 "결혼은 언제나 한 남자와 여자 사이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대법원에서는 5대 4로 그건 '아니다'라는 판결을 내렸다. (세상)법이 바뀌고 있기 때문에 교회 정관을 바꾸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미국이 변하고 있다"고 밝혔다.

플로리다 텔라하시에 1000명 규모의 시티쳐치를 담임하고 있는 딘 인세라 목사는 불필요한 우려를 자아내고 싶지는 않지만 그의 교회 역시 동성애 이슈에 대해 어떻게 전할지 가장 좋은 길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결혼식을 하고 싶다고 요청한 몇몇 동성애 친구들에게 '거절'의사를 밝힌 그는 "우리 교회에도 몇몇 동성애 커플들이 있다. 그들이 결혼식을 하고 싶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 그들의 요청에 아니라고 답한다면? 아마 인권문제로 다뤄지지 않을까?"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현재 워싱턴 D.C.와 함께 13개 주에서 동성결혼을 허용하고 있다. 몇몇 기독교 교단들도 동성결혼을 인정하고 있다. 그리스도교회연합(United Church of Christ)에서는 동성 결혼을 받아들였으며, 성공회(Episcopal Church)는 조건부이긴 하지만 최근 동성 커플을 축복하는 것을 승인했다. 하지만 로만카톨릭, 연합감리교 등 여전히 많은 교단들이 동성애를 죄로 보는 시각을 갖고 있으며, 교단 산하 교회들 역시 반대 입장을 갖는 경우가 많다. 반면 교단에 속하지 않은 독립교회들은 개별적으로 동성결혼과 같은 사회적 문제에 대해 어떻게 설교를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신앙적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법률그룹 베켓 펀드의 에릭 라스바크 변호사는 "나라에서 목사에게 동성결혼식을 집례 하라고는 않는다. 하지만 교회에서 일반인들에게 시설을 빌려주는 경우 동성 커플의 요구를 거절하면 문제가 된다"고 지적하며 "교회에서 '결혼에 관한 신념을 표현하는 강령'을 정해 법적인 위치를 정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신앙에 근거한 많은 단체들이 서면으로 된 원칙을 갖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소송에 걸려 법정으로 가면 '서면으로 된 자료'가 말로만 하는 것보다 더 큰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라스바크는 "교회들은 자신들이 고수하는 신념을 문제가 생기기 전에 서면화할 필요가 있다. 고소를 당하고 나서 부랴 부랴 그런 조항들을 만들면, 법정에서 동성애자들을 적대시하는 것을 감추려고 했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루이지애나 보시어 시의 에어라인뱁티스트쳐치는 줌바 클래스를 포함해 일반인들에게 교회 시설을 빌려주고 있다. 이전에는 누구에게나 일정 비용을 지불하면 공간을 빌려줬지만, 최근 교회는 조항을 바꿔 결혼과 관련된 행사의 경우 '남성과 여성 커플'에만 빌려주도록 했다.

동성결혼을 놓고 교회 조항 변경은 앞으로 많은 교회들의 고민거리가 될 전망이다. 동성결혼식을 집례하지 않도록 법률을 만들어 놓으면 교회에 오고 싶어하는 동성애자들을 거부하는 것으로 비춰지는 것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복음주의 빈야드쳐치 미국 코디네이터 더그 앤더슨은 "아마도 '동성결혼'은 교회들이 직면한 가장 어려운 문제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이 시대의 문화와 화해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인데 반해 우리의 신학은 성경에 근거해 사람들을 '사랑하고 맞아 들이라'고 이야기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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