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기독교 권익 옹호단체인 미국법과정의센터(ACLJ)가 미 정부에 이집트 대외원조를 현지 콥틱교회 보호를 전제로 제공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크리스천포스트 22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ACLJ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의 온라인 청원 운동을 시작해 현재까지 4만여 이상의 미국민의 서명을 모았다.
ACLJ의 조던 시컬로우 총무는 크리스천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집트 전역에서 70여 교회가 불에 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군부가 이를 저지할 생각이 없었기에 가능한 일이다"고 지적했다.
이집트에서는 지난 14일 모하메드 모르시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으로 인해 6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무슬림형제단이 이끄는 이슬람주의자들의 콥틱교회에 대한 보복성 공격은 이 사태 이후로 더 심화되어, 짦은 기간 내에 70여 교회가 공격을 당했다.
시컬로우 총무는 "이집트의 교회는 스스로를 방어할 힘이 없는" 반면, "이집트 정부는 교회를 보호할 의사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집트 정부는 미국의 원조 아래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를 보유하고 있고 교회를 보호할 능력도 충분히 되지만, 이는 기독교인을 보호하기 위해 대부분이 무슬림인 군인들을 보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집트 정부가 콥틱교회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이집트 정부의 기본적인 입장은 기독교인의 보호보다는 무슬림의 보호가 우선이라며, "만일 교회가 그들에 대한 공격에 대항해 싸우기 시작하고, 이 과정에서 무슬림이 한 명이라도 피해를 입게 된다면 과거 몇년간 우리가 봐 왔듯, 이집트 정부는 바로 기독교인 지역에 탱크를 밀고 들어갈 것이다"고 말했다.
시컬로우 총무는 이 같은 상황을 바꾸기 위해서는 미국이 이집트에 대한 대외원조를 콥틱교회에 대한 보호를 조건으로 제공하는 수밖에 없음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강대국이고, 우리의 말에는 힘이 있다. 그러나 말만으로는 충분하지가 않다. 우리의 말보다 더 강력한 것은 우리가 전 세계에 지원하는 자금이다. 이것이 이집트 정부가 옳은 일을 하도록 이끌 수 있는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미 정부는 이집트에 연간 13억 달러 이상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 같은 원조는 중동 지역의 안정화와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시컬로우 총무는 그러나 "무슬림형제단의 정권 장악과 모르시 대통령의 축출, 그로 인한 유혈사태가 잇따르고 있는 현재의 이집트 상황에서는 이 자금이 과연 원래의 목적에 맞게 사용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 정부는 종교자유와 소수 종교인 인권 보호의 원칙을 이집트에 대한 대외원조에도 적용해야 한다"며 "우리의 원조는 지하디스트적인 적들, 즉 무슬림형제단에 맞서 기독교인을 보호하는 것을 조건으로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많은 국제 인권단체들의 현재 이집트에서 발생하고 있는 교회에 대한 공격에 우려를 표하고 있으며, 기독교인 국민의 보호에 나서지 않는 이집트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국제 앰네스티의 중동·북아프리카 지역 담당자인 하시바 하쟈 사라우이는 "콥틱 교인 보호에 대한 이집트 군부의 직무유기는 충격적인 수준"이라며, "모르시 정권 퇴출이 가져올 교회에 대한 공격은 예상되었어야 한다. 지금이라도 이 같은 공격들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처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