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강화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뉴시스

정부가 2026년도 예산안을 편성하며 대내외 불확실성과 민생 현안을 해결하는 데 집중하고, 재정의 지속가능성과 국가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전략적인 재정운용에 나선다.

기획재정부는 25일 국무회의에서 '2026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지침'을 확정했다. 이 지침은 각 부처가 예산요구서를 작성할 때 기준이 되는 것으로, 기재부는 이달 말까지 지침을 통보하고 부처는 오는 5월 말까지 요구서를 제출해야 한다.

정부는 내년 예산안을 ▲민생 안정과 경기 회복 ▲산업 경쟁력 강화 ▲지속가능한 미래 대비 ▲국민 안전과 외교·안보 강화의 네 가지 축을 중심으로 구성할 계획이다.

먼저 민생과 경기를 살리기 위해 내수 진작, 소상공인 경영 안정, 청년 일자리 창출, 주거 및 안전 인프라 확충, 사회적 약자 보호 등 분야에 예산을 집중 투입한다. 산업 부문에서는 인공지능(AI) 생태계 조성, 반도체·바이오 등 첨단 산업 지원, 선도형 R&D 전환, 수출시장 및 공급망 다변화 등을 주요 투자 대상으로 삼는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서는 저출산·고령화 대응, 지역 소멸 위기 극복, 기후위기 대응, 미래 인재 양성 등을 통해 경제·사회 전반의 체질 개선에 나선다. 아울러 국민 안전 확보와 함께 외교·안보 역량 강화를 위해 범죄 예방, 재난관리 시스템 개선, 방위산업 육성, 의료 인프라 확충, 외교 역량 확대에도 재정을 투입할 방침이다.

재정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구조조정도 병행된다. 정부는 재량지출을 10% 감축하고, 조세지출과 중복되거나 유사한 신규 사업은 사전에 엄격히 검토할 계획이다. 재량지출 규모는 308조 원으로, 이를 감축하고 의무지출 구조도 중장기적으로 개편할 방침이다.

재정운용 전략도 더욱 정교해진다. 민간 자원 및 금융 활용 확대, 기금 및 회계 여유재원의 효율적 활용, 세입추계의 정확성 제고 등으로 투자재원을 다각화한다. 부처 간 협업 및 융합을 통해 지출 효율성을 높이고, 수요자 맞춤형 지원도 강화한다.

청년 지원은 주요 정책 과제로 부각됐다. 유망 신산업 및 지역 핵심 산업에 청년이 진출할 수 있도록 인재 양성 및 고용서비스 체계를 강화하고, 청년도약계좌, 청년주택드림대출, 공공주택 공급 등을 통해 자산 형성과 자립을 돕는다. 고립은둔청년, 가족돌봄청년 등 취약 청년층에 대해서는 선제적 발굴과 생활 밀착형 지원을 확대한다.

교육 분야에서는 AI 등 첨단 산업 중심의 고숙련 인재 양성을 위한 특성화대학, 부트캠프 등 맞춤형 교육기관 지원을 늘리고, 전 생애 주기에 걸친 평등한 교육 기회 보장을 위한 정책도 병행한다.

산업·통상 분야에서는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등 국가첨단전략산업에 대해 인프라, R&D, 사업화 등 생태계 전반을 지원한다. 수출시장과 품목 다변화, 외국인 및 유턴 기업 유치, 지방 투자 확대를 위한 인센티브도 강화된다.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방향도 명확히 설정됐다. 국가 물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간선망 고도화에 집중하고, 광역급행철도 및 도시철도 확충과 함께 가덕도 등 8개 신공항의 안전 개항을 위한 기반 투자도 지속된다. 민간투자 유인을 위한 경기 대응형 SOC 및 교통약자, 생활안전 투자도 병행된다.

보건·복지 분야에서는 육아휴직, 유연근무 등 출산·양육기 근무 환경 개선, 돌봄서비스 확충, 신혼·출산가구 대상 공공주택 공급 등을 통해 저출산 문제에 대응한다. 응급의료 및 필수의료 인프라 강화, 지역 의료체계 개선을 위한 인력 및 시설 확충도 추진한다.

기재부는 "잠재성장률 둔화와 대외 불확실성 증가로 세입 기반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으며, 고령화에 따른 의무지출 증대로 재정 여력이 축소되고 있다"며 "효율적인 재정 전략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면서도 필요한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구체적인 내년도 예산 총액은 밝히지 않았지만, 중점 투자 분야에 대한 재정 혁신을 바탕으로 총지출 증가율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편성할 예정이다. 앞서 공개된 '2024~2028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2026년 총지출 규모는 약 704조 원으로 전망되며, 이는 정부 재정 사상 처음으로 연간 700조 원을 초과하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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