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미 신규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미 신규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유튜브 영상 캡처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에 30조 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주요 미 정치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향후 4년 동안 210억 달러(약 30조8,175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한국 기업이 백악관에서 대미 투자를 공식화한 첫 사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현대차를 "훌륭한 회사"라고 칭하며 투자에 강한 만족감을 드러냈고, 필요 시 인허가 문제 해결에도 직접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철강부터 전기차까지 미국 공급망 강화

정 회장은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진행된 행사에서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스티브 스컬리스 공화당 원내대표,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투자 계획을 직접 발표했다. 그는 "이번 투자의 핵심은 미국 내 철강, 부품, 자동차에 이르는 공급망 강화를 위한 것"이라며, "현대제철이 루이지애나에 수십억 달러를 들여 전기로 기반 제철소를 신설하고, 이를 통해 약 1,400개의 미국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투자에서 자동차 부문에 86억 달러, 부품·물류·철강 부문에 61억 달러, 미래산업 및 에너지 부문에 63억 달러를 배정했다.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생산 능력은 연간 30만 대에서 50만 대로 확대되며, 앨라배마 등 기존 공장도 현대화와 효율화 작업을 거쳐 미국 내 연간 120만 대 생산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루이지애나 제철소는 연간 270만 톤 생산 규모로, 저탄소 자동차용 강판에 특화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미국 내 공급망을 현지화하고, 관세 등 외부 변수로 인한 리스크를 최소화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부품 현지화율 제고를 위해 HMGMA 설비를 확충하고, 배터리팩 등 전기차 핵심 부품도 현지 조달로 전환해나갈 방침이다.

◈에너지와 첨단기술 분야까지 투자 확대

현대건설은 에너지 부문에서 미국 미시간주에 소형모듈원자로(SMR)를 착공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 차원에서는 자율주행, 로봇, 인공지능(AI),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 첨단기술 분야로 투자를 확장할 예정이다.

정 회장은 "이번 주 조지아주에서 80억 달러 규모의 새로운 자동차 공장을 개장하게 되어 자랑스럽다"며, "85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한 이 투자는 2019년 트럼프 대통령과 서울에서 만났을 때 시작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 에너지 산업 지원과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해 3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를 구매할 계획도 밝혔다.

정 회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현대차의 첨단 제조 시설 방문을 공식 초청하며, 미국 노동자와 시장에 대한 그룹의 헌신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투자 환영… 추가 관세 방침도 밝혀

트럼프 전 대통령은 행사장에서 정 회장과 수차례 악수를 나누며 현대차에 대해 거듭 칭찬했다. 그는 "현대차는 미국에서 철강과 자동차를 생산하기 때문에 관세를 지불할 필요가 없다"며, "이 투자는 미국 내 제조의 이점을 보여주는 분명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어 "원하는 인허가를 받는 데 문제가 생기면 언제든지 나를 찾아오라. 내가 돕겠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같은 자리에서 자동차와 목재 등 일부 품목에 대한 새로운 관세 도입 방침을 재확인했다. 그는 "며칠 내로 자동차, 목재 등을 포함한 일부 품목에 추가 관세를 발표할 예정"이라며, "이는 해외로 빠져나간 기업들을 다시 미국으로 불러들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회장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과거 2017년과 2019년 두 차례 만나 인연을 쌓은 바 있으며, 정 회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도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에는 미국 샌디에이고의 골프장에서 트럼프 주니어 일가와 함께 있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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