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에 포로로 잡힌 사람들의 가족들은 지난 3월 11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패널 토론에서 나머지 인질들의 석방을 촉구했습니다. ⓒCP
하마스에 포로로 잡힌 사람들의 가족들은 지난 3월 11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패널 토론에서 나머지 인질들의 석방을 촉구했다. ⓒCP

2023년 10월, 하마스에 의해 납치된 이스라엘 인질들이 감금 중 겪고 있는 참혹한 현실이 인질 가족들의 증언을 통해 드러났다. 최근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일시적 휴전으로 일부 인질들이 석방되면서, 감금된 이들의 비인도적 처우가 다시금 조명을 받고 있다.

◈석방식조차 고통의 연장이었다

이스라엘 외무부와 국방군이 공동 주최한 한 패널 행사에서, 인질로 억류된 가이 길보아-달랄과 에비아타르 다비드의 가족들은 두 사람이 다른 인질들의 석방식을 억지로 지켜본 후, 다시 어두운 지하 터널로 끌려갔다고 밝혔다. 이들은 2023년 10월 이후 500일 넘게 하마스의 감금 상태에 놓여 있다.

가이의 아버지 일란 달랄은 지난달 석방 행사에서 잠깐 아들의 모습을 확인한 것이 몇 달 만에 처음으로 받은 생존 신호였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 가족은 16개월 넘게 마음에 큰 구멍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며, "하루빨리 모든 인질들이 자유를 되찾을 수 있도록 사람들에게 이 고통을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하마스 공격의 피해 가족들, 참상 증언

이날 행사에는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를 기습 공격해 1,200여 명을 살해하고 240명 이상을 납치했던 테러 사태로 피해를 입은 인질 가족 수십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각자의 가족들이 감금 중 겪고 있는 상황을 생생히 전하며 국제사회의 관심과 대응을 촉구했다.

가이 길보아-달랄은 당시 친구들과 함께 노바 음악 페스티벌에 참석했으며, 현장에서 동생 갈 길보아-달랄과 합류했지만, 하마스의 무차별 공격이 시작되며 형제는 흩어졌다. 갈은 간신히 생존해 납치를 피했지만, 가이와 친구 에비아타르 다비드는 숨으려다 하마스에 붙잡혀 현재까지 억류 중이다.

일란 달랄은 감금 중인 인질들의 상황이 날이 갈수록 더 악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들은 대부분 시간을 좁고 어두운 터널에서 쇠사슬에 묶인 채 지내고 있으며, 극심한 굶주림 속에서 매일같이 정신적, 육체적 학대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들의 마지막 목소리 "아버지, 사랑해요"

또 다른 피해자 가족 미셸 일루즈는, 하마스에 납치된 뒤 부상으로 숨진 아들 가이 일루즈의 마지막 순간을 회상하며 슬픔을 전했다. 그는 하마스 공격 당일 아들과 나눈 마지막 통화 녹음을 공개했다.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총성 속에서, 아들은 히브리어로 "아버지, 사랑해요"를 반복했다. 미셸은 "그 순간, 나는 아들에게 '우리를 떠나지 말라'고 말했지만, 그것이 마지막이었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엘리 쉬티비도 아들의 유해를 돌려받기 위해 싸우고 있는 또 다른 아버지다. 그의 아들 이단 쉬티비는 음악 페스티벌에서 하마스에 의해 살해됐지만, 그의 사망 소식은 사건 발생 1년 후에야 전해졌다. 엘리는 행사 도중 자리에서 일어나 아들이 무장하지 않았던 평범한 사람이었다고 밝히며, 하마스가 그의 아들을 머리에 여러 차례 총격한 뒤 시신을 가자로 끌고 가는 영상까지 공개했다.

그는 "평화와 사랑을 나누기 위해 간 축제에서, 하마스라는 괴물이 나타났다"며 분노와 슬픔이 뒤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인질들의 생존 위한 국제사회 연대 호소

이날 인질 가족들의 증언은 하마스의 비인도적인 억류 실태를 고발하는 동시에, 아직 감금 상태에 놓여 있는 수많은 인질들의 조속한 석방을 강력히 촉구하는 외침으로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감금 중인 인질들의 생존이 위태로운 만큼, 더 늦기 전에 국제사회의 실질적인 행동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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