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미성년자의 성전환 시술을 시행하는 병원에 대한 연방 자금 지원 중단을 명령했지만, 여전히 많은 병원들이 관련 치료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랜스 헬스 프로젝트에 따르면, 연방 자금을 지원받는 병원 37곳이 18세 미만 환자에게 사춘기 억제제, 교차성 호르몬 요법, 그리고 일부 경우에는 외과 수술까지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데일리콜러(Daily Caller)는 해당 병원들과 직접 접촉해 이 같은 사실을 보도했다.
보스턴 메디컬 센터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명령이 병원의 의료 서비스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전했으며, 매사추세츠주의 베이 스테이트 메디컬 센터 또한 젠더 확정 치료에 변화가 없고 최근에는 신규 환자 문의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28일 발표한 행정명령에서 미성년자 대상의 성전환 치료를 "화학적, 외과적 훼손"이라고 규정하고, 해당 치료를 시행하는 의료기관에 대한 연방 자금 지원 중단을 지시했다. 행정명령은 각 부처가 예산관리국(OMB)과 협의하여 연구 및 교육 보조금 지급 여부를 판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명령문에는 "미국은 어린이를 한 성에서 다른 성으로 전환시키는 행위를 지원하거나 자금을 제공하지 않으며, 이를 금지하는 법률을 엄격히 집행할 것"이라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일부 병원은 사춘기 억제제 및 호르몬 요법뿐 아니라 미성년자 대상 외과 수술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네소타대학교 병원의 한 직원은 14세 환자에게 여성 유방 절제술(top surgery)이 제공되고 있다고 밝혔고, 뉴욕 마운트 사이나이 병원의 트랜스젠더 의학 및 수술 센터는 고정된 연령 기준 없이, 의사 판단에 따라 미성년자에게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콜로라도 아동병원은 트럼프 행정명령에 대한 소송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성전환 치료를 계속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병원 내 젠더 다양성 센터는 관련 안내를 음성 메시지로 전달하고 있다.
미시간대학교 병원은 18세 미만 환자에게 호르몬 치료를 시행 중이며, 2023회계연도에는 국립보건원(NIH)으로부터 4억8,280만 달러의 지원을 받아 연방 자금 지원 연구기관 순위 11위를 기록했다.
반면, 일부 병원은 트럼프 행정명령 이후 치료 서비스를 축소했다. 버지니아대학교 병원은 19세 미만 환자의 성전환 진료 신규 접수를 중단했고, 관련 약물도 제공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칠드런스 내셔널 병원도 신규 호르몬 치료와 기존 환자의 처방 연장을 일시 중단했으며, 현재는 행동 건강 지원만 제공하고 있다.
한 병원 관계자는 "현재로선 의료진이 면허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이러한 조치가 가장 안전한 지침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오리건, 미네소타, 콜로라도 등 일부 주는 트럼프 행정명령에 법적 대응을 이어가고 있으며, 지난 2월 28일 시애틀 연방법원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임명한 판사가 명령을 일시 중단하는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 또 다른 사건에서는 볼티모어 연방법원이 관련 병원에 대한 자금 지원을 유지하라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한편,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가 의뢰한 '캐스 리뷰(Cass Review)'라는 4년간의 연구는 사춘기 억제제가 성별 불쾌감을 겪는 아동에게 실질적인 정신 건강 개선 효과를 제공한다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결론지었으며, 장기적 영향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이에 따라 NHS는 해당 치료를 임상 연구 목적에 한해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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