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19일부터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검사에 착수했다.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하락을 예상하고도 기업어음(CP)과 카드대금 기초 유동화증권(ABSTB)을 발행한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조치다. 금감원은 이번 검사를 통해 사모펀드(PE) 및 증권사의 불공정거래 여부를 면밀히 조사하기 위해 내부에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강도 높은 점검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홈플러스가 협력업체와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김병주 MBK 회장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불출석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MBK파트너스 검사 착수… 핵심 의혹 집중 조사
이 원장은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한 여러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MBK파트너스에 대한 검사를 시작한다"며 "이번 검사에서는 홈플러스 신용등급 하락을 사전에 인지한 시점, 회생 신청 계획 수립 시기, 전단채 발행 과정에서의 부정거래 여부, 상환전환우선주식(RCPS) 양도 과정에서 국민연금의 이익이 침해되었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불공정거래 조사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기존의 조사 시스템과 별도로 증권 담당 부원장 산하에 전담 TF를 구성해 실태 점검을 강화할 것"이라며 "필요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금감원의 모든 역량을 동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회생 절차 진행 상황과 민원 동향 등을 고려해 불완전 판매 여부에 대한 점검 시기와 강도를 조절할 수도 있다"며 "MBK 측이 진정성을 보이려면 검사 및 조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단기자금 시장 및 사모펀드 제도 개선 논의
ABSTB 변제 가능성과 관련해 이 원장은 "매입 전용 카드를 사용해 발생한 채권을 유동화하는 방식이므로 경제적 관점에서는 상거래 채권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면서도 "금융 구조적으로는 복잡한 구조화 과정을 거쳐 중간에서 단절된 측면도 있어 금융 채권으로 볼 수 있는 시각도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MBK파트너스의 법적 대응과 관련해서는 "한정된 자원 내에서 회생 계획에 포함될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다"며 "MBK가 '법에 따르겠다'고 한 발언은 원론적인 입장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사모펀드(PE) 제도 개선에 대해서는 "일부 사모펀드의 일탈 행위로 인해 시장 신뢰가 훼손된 만큼, 이에 대한 적극적인 점검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면서도 "사모펀드 업계 전체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모펀드의 순기능인 기업가치 제고, 지배구조 개선, 구조조정 지원을 고려하는 동시에 일반 기업의 영업 주기와 투자 기간 불일치로 발생하는 부작용도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단기자금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단기자금 시장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으며, 발행 급감 현상도 없고 차환도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막연한 불안감을 조성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