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 졸업식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습. ⓒ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습. ⓒ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간) 자동차와 반도체, 의약품, 목재 등 다양한 품목에 대한 새로운 관세 부과를 내달 또는 그보다 앞당겨 발표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 연구소 행사 연설에서 "저는 아마도 다음 달 또는 그보다 빨리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 그리고 목재와 몇몇 다른 것들에 대한 관세 부과를 발표할 예정"이라며 "이는 미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4월 2일 자동차에 약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날 연설에서 3월 중 발표 가능성을 언급하며 관세 시행 시점을 앞당길 가능성을 시사했다. 특히 여러 품목을 한꺼번에 거론한 만큼, 자동차나 반도체 등이 우선순위에 포함될지 여부도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공격적인 보호무역 정책을 펼치며 미국 산업을 보호하겠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도 "우리는 기업들을 미국으로 데려오고 있다"며 "만약 그들이 미국에서 제품을 생산하지 않는다면 관세를 내야 한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 생산하면 관세를 낼 필요가 없으며, 이는 우리 경제에 수조 달러의 혜택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더 이상 다른 나라가 우리를 약탈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며, 미국이 추진 중인 '상호관세' 정책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세계 각국의 관세, 비관세 장벽, 환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정한 무역이 이루어지도록 조치를 취할 예정이며, 오는 4월 1일까지 관련 조사를 마친 뒤 구체적인 관세율을 발표할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유럽연합(EU)과 다른 국가들이 적용하는 부가가치세(VAT)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유럽연합(EU)은 부가가치세를 운영하는데, 이는 엄청나다. 외부인이 자동차를 파는 것이 어렵고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이것은 매우 불공정한 제도이며, 부가가치세는 전 세계적인 관세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한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해 대부분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무관세를 적용하고 있지만, 만약 미국이 부가가치세를 문제 삼아 상호관세를 도입할 경우 한미 무역 관계에도 영향이 미칠 수 있다.

그러나 부가가치세가 관세와 유사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다. 부가가치세는 국내산 제품과 수입산 제품 모두에 동일하게 적용되며, 특정 국가의 수출품에만 부과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부가가치세를 관세와 동일한 것으로 간주하고 무역 보복 조치를 취할 경우, 국제적인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럼프 #자동차관세 #반도체관세 #기독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