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헌법재판소를 향해 "국민들이 탄핵심판 결과를 납득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공정하게 절차를 진행해 줄 것을 다시 한번 정중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권 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탄핵심판 판결이 갈등의 종결이 아니라 더 큰 갈등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할 수밖에 없는 심각한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민의 삶을 돌보고 국가의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정치의 존재 이유인데, 오히려 정치가 갈등과 혼란을 부추기는 모습이 계속되고 있다"며 "작금의 상황에 대해 집권여당의 비대위원장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큰 충격을 몰고 왔지만, 계엄에 이르기까지 우리 정치가 과연 어땠는지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공직자 줄탄핵, 방탄입법, 핵심 예산 무차별 삭감까지 국회에서 벌어진 일들이 과연 국민을 위한 정치였나"라고 지적했다.
또한 "계엄 이후에도 사태를 수습하고 국정을 안정시키기보다 갈등과 혼란을 증폭시키고 분노를 부추기는 데만 힘을 쏟고 있지는 않았나"라며 "앞으로 가장 중요한 과제는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가 나온 이후 갈라진 민심을 다시 모으고 국가적 혼란을 최소화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권 위원장은 '비상계엄이 정당한 권한 행사였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비상계엄은 분명히 잘못됐고, 과도한 조치였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앞서 있었던 민주당의 무도한 행태들을 감안해도 비상계엄으로 대처하는 것은 옳지 못한 태도였다"고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정치적 해법으로 본인의 거취를 밝히는 것이 적절한가'라는 질문에 "하야가 법률적으로 가능하냐와 별개로, 하야한다고 해서 지금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같은 문제가 또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며 "하야는 대통령 본인의 중대한 결심이지 변호인단이 결심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권 위원장은 '조기 대선' 가능성에 대해서는 "탄핵이 인용될 경우 60일 이내 선거가 치러지는데, 우리가 선거 준비를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다만 민생을 보듬는 정책을 통해 지지를 확보해 둔다면 어떤 상황이 닥치더라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정선거와 관련해서는 "우리 사회에서 학식 있는 분들도, 대통령께서도 투표 과정에 대해 의문을 가질 정도라면 이에 대해 철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윤 대통령은 지금 국민의힘에 어떤 존재인가'라는 질문에 "국민의힘의 대통령이다. 그래서 우리가 여당인 것"이라며 "인위적 거리두기는 의미가 없고, 그런 태도는 치사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윤 대통령의 유튜브 편중 논란과 관련해 "유튜브나 SNS 알고리즘이 특정 성향의 콘텐츠만 추천하는 경향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대통령께도 몇 차례 이 부분에 대해 말씀드린 적이 있다"고 전했다.
권 위원장은 국민의힘의 총선 패배 원인에 대해 "2024년 총선은 보수 정당 역사상 최악의 결과 중 하나였다"며 "이번 총선에서는 윤 대통령과 한동훈 전 대표 간의 갈등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이어 "공천 과정에서 획기적인 변화가 이뤄지지 않았고, 배제의 정치가 작용한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이준석 전 대표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우리 당의 스펙트럼은 넓으며, 지나치게 당을 공격하지 않는 한 누구든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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