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31일, 전남 무안군의 무안국제공항 대합실은 여전히 비통함과 절망의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족들은 사고 발생 사흘째인 이날 아침도 공항을 떠나지 못한 채 맞이했다.
밤사이 푸르스름한 새벽빛이 하늘에 드리웠지만, 유족들에게는 한순간의 위안조차 허락되지 않았다. 수면과 각성 사이를 떠도는 이들의 눈은 허공을 응시하거나 플라스틱 의자에 기댄 채 고개를 떨군 모습이었다. 쉘터에서는 간간이 흐느낌이 새어나와 공항 전체를 더욱 무겁게 했다.
현재까지 유족들은 여전히 사고 희생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시신을 인도받지 못한 상황이다. 전날 밤 기준으로 신원이 확인된 시신은 179구 중 164구로 잠정 집계되었으나, 남은 시신들의 신원 확인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한 유족은 숨진 가족의 신원이 아직도 확인되지 않았다며, 공항 내 가족 지원 상담 센터에서 통곡했다. “미확인자래, 어디에도 없어”라는 절규는 공항 내부를 더욱 적막하게 만들었다. 전광판에는 시신 인도 절차와 장례 관련 안내문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었지만, 이를 지켜보던 또 다른 유족은 가족의 죽음을 실감하며 고개를 젖히고 통곡했다. 가족을 잃은 상실감은 공항 곳곳에 깊은 애통함으로 번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날부터 본격적인 시신 인도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인도될 시신은 약 90구로 알려졌으며, 검시관의 판단을 거쳐 가족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냉동고 등 시신 임시 안치를 위한 시설은 전날 이미 모두 설치된 상태다. 시신을 인도받은 유족들은 개별적으로 장례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참사는 지난 29일 오전 9시 3분, 전남 무안군 망운면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서 발생했다. 방콕에서 출발한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동체 비상착륙을 시도하던 중 공항 시설물과 충돌하며 폭발했다. 탑승자 181명 중 179명이 숨졌고, 기체 꼬리 부분에서 구조된 승무원 2명만 생존했다.
사고의 충격적인 규모와 희생자들의 비극은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으며, 유족들은 아직도 슬픔 속에서 사랑하는 이들을 보내야 하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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