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조업 경기가 12·3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의 여파로 연중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산업연구원이 22일 발표한 '2024년 12월 현황과 2025년 1월 전망'에 따르면, 제조업 전문가 서베이 지수(PSI)가 이번 달 81로 하락하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185개 업종을 대상으로 133명의 산업 전문가를 상대로 진행됐다. PSI는 100을 기준으로, 수치가 200에 가까울수록 개선, 0에 가까울수록 악화를 의미한다.
12월 제조업 PSI는 전월 대비 19포인트 하락해 기준치를 크게 밑돌았다. 내수는 80, 수출은 87로 모두 지난해 기준치를 밑돌았으며, 생산(85), 투자(84), 채산성(83)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반면 재고는 115로 2개월 연속 상승했다.
업종별로 보면 조선업(100)을 제외한 모든 업종에서 기준치 미달 현상이 두드러졌다. 특히 반도체 업황 PSI는 82로, 9월 156에서 불과 3개월 만에 74포인트 급락하며 하락폭이 가장 컸다.
이 외에도 가전(100→92), 자동차(100→96), 화학(81→76) 등 주요 업종이 약세를 보였고, 바이오·헬스(115→70), 철강(100→56), 섬유(106→75), 기계(94→71), 디스플레이(93→73) 등 일부 업종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제조업 경기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는 정치적 불확실성과 정세 리스크가 꼽혔다. 응답 기업들은 "정치적 혼란으로 불확실성이 증대되었다"며, 이는 환율 급등, 소비 심리 위축, 투자 여력 약화 등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디스플레이, 휴대폰, 바이오·헬스 등 업종은 환율 변동과 정국 혼란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2025년 1월 제조업 전망도 부정적이다. 전망 PSI는 75로, 내수 74, 수출 76, 생산 81 등 모든 항목에서 부진이 예상된다. 이는 5개월 연속 하락세로, 조선업(100)을 제외한 전 업종이 기준치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반도체(124→65), 자동차(107→79), 바이오·헬스(110→55) 등 주요 업종이 전달 대비 큰 폭의 하락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산업계는 이번 사태로 정치적 안정이 경기 회복의 중요한 전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정부의 조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제조업 전반에 걸친 위기가 지속되면서 향후 경기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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