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에 따른 한국의 정치적 불확실성 장기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을 앞둔 중요한 시기에 발생한 리더십 공백이 주요 정책 결정과 대응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14일(현지시각) 주요 외신들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됐으나, 헌법재판소의 최종 판단이라는 법적 절차가 남아있어 당분간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국회는 이날 재적의원 300명 중 찬성 204명, 반대 85명, 기권 및 무효 12명으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의 직무가 즉각 정지됐으며, 헌법재판소는 180일 이내에 윤 대통령의 내란 혐의에 대한 유죄 여부와 파면 수위의 적절성을 판단해야 한다. 헌재가 파면을 결정할 경우 60일 이내에 대통령 선거가 실시된다.

뉴욕타임스는 직무 정지 기간 중 한덕수 국무총리가 권한대행을 맡게 되지만, 선출직이 아닌 만큼 북한 핵 위협 증가나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같은 중대한 도전 과제에 대해 실질적인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한국이 장기간의 불확실성에 직면했다고 평가하며, 특히 리더십 공백 시기가 미국 대통령 교체 및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 시점과 맞물린다는 점에 주목했다. 신문은 분석가들을 인용해 미국의 핵심 아시아 동맹국인 한국의 권력 공백이 한미관계를 약화시키고, 외교 정책과 무역 조정에서의 신속한 대응 능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이미 관세 인상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을 예고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은 탄핵소추안 가결 후 공개된 사전 녹화 영상에서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재판 지연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크다며 정치적 혼란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다만 이번 내란 혐의는 박근혜 전 대통령 사건에 비해 쟁점이 명확하고 위헌·위법 정황이 이미 상당 부분 드러난 만큼 헌재의 심리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영국 BBC방송은 윤 대통령이 이번 표결을 자신의 대통령직 '일시적 중단'으로 규정하며 계속 투쟁할 것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5일 정부에 '국정안정협의체' 구성을 제안하며, 한덕수 권한대행에 대해서는 탄핵을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만약 헌재가 파면을 결정할 경우, 윤 대통령은 자신이 특별검사로서 탄핵 수사를 진행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임기 중 탄핵되는 두 번째 대통령이 되는 역사적 오명을 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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