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이후 금융·외환시장이 코로나19 팬데믹이나 레고랜드 사태 당시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평가하며, 시장의 유동성 수요를 충분히 충족시켜 금융시장 불안을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한은은 4일 임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를 열고, 비정례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시작으로 단기 유동성 공급을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RP 매매의 대상 증권과 기관을 확대하고, 필요 시 전액공급 방식으로 RP 매입을 실시하며, 국고채 단순 매입과 통안증권 환매를 병행할 계획이다. 또한 외화 RP를 통해 외화 유동성을 공급하고 환율 급변동 시 안정화 조치를 적극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기관의 순이체한도 확대와 담보 설정 신속화 등 지급결제 원활화를 위한 조치도 포함됐다.
이번 조치는 비상계엄이 선포된 후 금융시장에서 발생한 불안정성을 완화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전날 비상계엄 여파로 원·달러 환율은 2009년 금융위기 수준인 1,446.5원까지 치솟았으며, 주식시장에서는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1.87%, 2.20% 하락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5,187억 원 상당의 주식을 순매도하며 시장의 변동성을 키웠다.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임시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다소 진정되고 있다"며, "현재 금융시장 상황은 코로나19 사태나 2020년 채권시장 불안 당시와 비교하면 안정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상황 변화에 따라 추가 조치를 고려하겠다고 밝히며, "시장이 필요로 하는 자금만큼 유동성을 계속 공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외환시장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윤경수 국제국장은 "외화 자금 조달 시장에서는 특이 현상이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며 "환율은 전날 상승했다가 현재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달러 가치 변동과 유사한 움직임"이라고 설명했다. 최용훈 금융시장국장 또한 "RP 공급은 수주간 충분한 기간을 두고 진행할 계획이며, 유동성과 본원통화 규모를 감안해 시장 불안을 완화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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