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중국을 대상으로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메모리칩 관련 추가 수출 제한 조치를 곧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중국의 반도체 생산 역량을 억제하고, 미국의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려는 목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업계에 따르면 새로운 규제는 반도체 장비 및 기술 수출뿐 아니라, 중국 기업들의 AI 반도체 생산 능력 확장을 직접적으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주목할 점은 중국의 D램 제조사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이번 규제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CXMT는 2016년 설립된 중국 D램 업체로, 최근 시장에서 범용 D램 제품을 대폭 할인해 판매하며 가격 교란의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다. 구형 D램 제품인 DDR4를 최대 50% 할인된 가격에 공급하며 글로벌 메모리 시장에 압박을 가하는 상황이다.
DDR4의 현물가격은 현재 8Gb 기준 약 1.13달러 수준이지만, 중국 메모리 제조사들은 0.75~1달러의 낮은 가격을 제시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한국 주요 메모리 업체들의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최근 D램 PC용 DDR4 가격은 전월 대비 20% 이상 급락했으며, 신제품인 DDR5의 가격 상승세도 주춤한 상태다.
CXMT는 내년 월 생산능력을 현재의 20만장에서 30만장으로 확대할 계획이어서 글로벌 범용 메모리 시장에 추가적인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 규제는 고성능 메모리인 HBM(고대역폭 메모리)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규제안에 따르면 2018년 이후 개발된 2세대 이상 HBM 기술을 활용한 메모리의 중국 수출이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HBM3과 같은 최신 기술을 보유한 한국 기업에도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업계는 중국이 전 세계 HBM 수요의 약 15%를 차지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삼성전자가 상당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삼성은 현재 엔비디아에 공급할 HBM3E의 품질 검증을 서두르고 있지만, 이번 규제가 현실화되면 공급 일정과 시장 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우려가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추가 수출 규제 조치가 곧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향방과 기업들의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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