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그의 최측근이 몸담았던 로비업체 머큐리 퍼블릭 어페어스(Mercury Public Affairs)와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 2기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정치적 네트워크를 확장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주미대사관은 지난달 18일부터 올해 말까지 머큐리와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액은 4만 달러(약 5586만 원)로, 계약 내용은 트럼프 당선인 측 주요 관계자와의 연결 및 대사관의 역할 강화를 목표로 한다.
머큐리는 트럼프 당선인의 인수팀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로비업체다. 특히 최근 트럼프 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이자 인수위 비서실장 내정자인 수지 와일스가 이 업체 출신으로, 와일스는 2022년까지 머큐리에서 로비스트로 활동한 바 있다. 또 다른 인물인 브라이언 랜자 역시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공보 부국장을 역임한 뒤 머큐리에서 로비스트로 활동 중이며, 한국과 관련된 업무를 맡을 예정이다.
뉴욕타임스(NYT)와 폴리티코에 따르면, 머큐리는 스페이스X, AT&T, 카타르 대사관 등 여러 주요 고객을 대리하며 폭넓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내년 1월 20일 취임하기 전까지는 공식적인 외교 접촉이 제한된다. 이는 민간인의 외교 활동을 금지하는 로건법(Logan Act)을 의식한 조치로, 해외 정부와의 직접적인 소통은 어렵다. 이에 따라 주미대사관은 머큐리를 통해 간접적으로 트럼프 측과의 유대를 강화하고, 대사관이 경제 이슈 분석 및 논의에서 중요한 자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주미대사관은 그동안에도 미국 정치권과의 관계를 위해 로비업체를 활용해 왔으나, 트럼프 재선 성공 이후 머큐리와의 계약을 통해 트럼프 측근과의 네트워크를 보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미대사관은 내년도 예산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머큐리와의 계약을 올해 말까지로 한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후에도 네트워크 강화가 중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추가적인 로비 전략이 모색될 가능성이 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