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각) 독일 주간 디 차이트는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의 자서전을 보도했다. ⓒ디차이트 갈무리
20일(현지시각) 독일 주간 디 차이트는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의 자서전을 보도했다. ⓒ디차이트 갈무리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가 퇴임 3년 만에 출간하는 회고록"*자유. 기억들 1954~2021"(Freiheit. Erinnerungen 1954-2021)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깊은 평가를 내놨다. 메르켈 전 총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제로섬(영합) 세계관에 갇힌 인물”로 묘사하며, 푸틴 대통령 등 독재적 성향의 지도자들에게 매료된 모습을 보였다고 회고했다.

독일 주간지 디 차이트가 20일(현지 시각) 공개한 회고록 일부에 따르면, 메르켈 전 총리는 “트럼프는 모든 국가를 경쟁 관계로 보고, 협력을 통한 공동 번영이라는 개념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적었다. 그는 부동산 사업가였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점을 언급하며, “그의 사고방식은 부동산 거래처럼 하나를 얻으면 다른 이는 잃는 식이었다”고 설명했다.

2017년 백악관 방문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를 유독 듣고 싶어 했다고도 전했다. 메르켈 전 총리는 “그는 푸틴 대통령에게 매우 매료된 듯 보였다”며 “전제적이고 독재적인 성향의 지도자들이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 같았다”고 분석했다.

또한 메르켈 전 총리는 트럼프와의 대화를 회상하며, “나는 사실적 차원에서, 그는 감정적 차원에서 이야기했다”며, 대화 후에 종종 불편한 기분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트럼프와는 세계를 위한 공동 작업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회고했다.

이번 회고록은 메르켈 전 총리가 오랜 정치 고문인 베아테 바우만과 함께 집필한 700쪽 분량의 책으로, 26일 독일어와 영어를 포함해 30여 개국에서 출간될 예정이다. 메르켈 전 총리는 2021년 12월 총리직에서 물러난 뒤 3년 만에 책을 통해 자신의 정치 여정을 상세히 공개한다.

공산주의 체제였던 동독에서 자란 물리학자 출신인 메르켈 전 총리는 2005년 독일 최초의 여성 총리로 선출돼 16년 동안 재임했다. 그는 세계 금융위기, 유럽 난민 사태, 코로나19 팬데믹 등 다양한 도전을 헤쳐 나가며 독일을 이끌었다.

특히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에 10년 연속 이름을 올리며 서구 자유주의의 상징적인 인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러시아와의 에너지 의존 정책과 유화적 외교로 비판받기도 했다.

메르켈 전 총리의 회고록은 그녀의 정치적 유산과 리더십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하며, 독일뿐 아니라 국제사회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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