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가 한국프레스센터 매화홀에서 ‘생명윤리와 학생인권조례’라는 주제로 생명윤리 세미나를 개최했다. ©최승연 기자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가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매화홀에서 ‘생명윤리와 학생인권조례’라는 주제로 생명윤리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는 예배, 환영, 발제 순으로 진행됐으며 이명진 원장(협회 상임운영위원장, 명이비인후과 원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예배에선 서윤화 목사(협회 운영위원, 아름다운 피켓 대표)가 대표기도를 드렸고, 이승구 교수(합신대 명에교수, 언약교회 담임목사)가 ‘우리의 사명과 교육’(마태복음 28:18-20)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이승구 교수
이승구 교수가 ‘우리의 사명과 교육’(마태복음 28:18-20)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최승연 기자

이 교수는 “오늘 본문에는 기본적으로 세 가지 오해가 있다. 첫 번째 오해는 소위 자유주의자들의 오해로서 상당히 많은 것을 근거하여 활동하려고 하는데 예수님이 실제로 이런 걸 하실리 없다고 하는 오해, 두 번째 오해는 이 말씀을 하신 다음에 예수님께서 곧바로 승천하셨다는 오해, 세 번째 오해는 이 말씀이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 됨에 대해서 강조하고 있으므로 많은 사람이 제자 훈련을 한다고 하는 특정한 교회만이 이 말씀과 연관되어 있다는 오해”라며 “교육에 관한 모든 일의 토대는 오늘 본문 말씀에 근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예수님의 제자로서 다른 사람들을 예수님의 제자로 만드는 일을 해야 하는데 그 제자를 만드는 현장은 우리의 가정과 교회 그리고 학교이다. 오늘날 우리에게 이 학교 현장이 예수님의 제자를 만드는 일에 있어 중요한 장소로서 배제되고 있다는 것에 안타까움이 있다. 교육 현장에서 제자도의 정신이 반영될 수 있길 주님께서 힘을 더해 주시길 바라면서 기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김길수 목사(협회 공동대표, 복죽교회 담임)가 축도했으며 이어진 환영 순서에서 이상원 상임대표가 환영인사를 전했다. 이어 김일수 교수(고려대 명예교수, 협회 고문)가 축사를 전했다. 그는 “생명 가치보다 더 중요한 것이 없다는 것은 기독교인이 하나님 앞에서 깨달은 중요한 가치이자 고백이기도 하다. 오늘 세미나를 통해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교육 현장에서 언어가 서로 소통되는 그런 명확한 의미를 나누며 나아가 이 세미나의 내용이 아이들과 아이들의 부모, 교사들에게도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고 했다.

박상진 교수
박상진 교수가 ‘학생 인권조례에 대한 종교(기독교) 교육적 진단과 대응 방안’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최승연 기자

이어진 발제 시간에 박상진 교수(장신대 명예교수, 한동대 석좌교수)가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종교(기독교) 교육적 진단과 대응 방안’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박 교수는 “모든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생명체로서 존중받아야 마땅한 존재이기에, 생명 존중은 인권의 다른 이름이다. 이런 면에서 학생의 인권이 존중되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동의하고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학교는 다양한 구성원들이 함께 공존하고 있는 교육공동체이다. 교육 3주체에는 학생 이외에도 교사, 학부모가 있고 이들의 인권과 권리도 소중하다. 사실 학교는 이들 세 주체가 각자의 인권과 권리만을 주장하여 힘을 겨루는 각축장이 아니다. 궁극적으로는 학생의 진정한 성숙과 전인교육을 위해 협력해야 하는 교육공동체의 구성원”이라고 했다.

그는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의 인권만을 옹호하고 보호하기 위한 규정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다른 학교 구성원들과의 갈등이 유발될 수밖에 없고, 이는 결국 교육공동체의 균열을 가져오고 본래의 교육목적을 달성하지 못함으로 학생의 권리가 오히려 침해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즉, 학생을 위해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했는데 실제적으로는 학생을 위한 것이 아닌 패러독스가 나타나는 셈이다. 더욱이 학생을 비롯한 학교구성원들이 민주적 절차와 토론을 거쳐 학칙을 정하여 교육자치, 학교자치를 이루어갈 수 있음에도 조례라는 법규를 통해 ‘위에서 아래로’ 규제하는 방식은 학교 구성원들의 반발을 가져올 뿐 아니라 교육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이어 “학생인권조례의 내용도 모든 국민들, 특히 학부모들이 공감할 수 있는 공통의 가치관을 벗어난 편향된 이념의 산물이라면 이는 교육현장을 더욱 분리시키고 갈등을 심화시킬 것이다. 민주주의 사회는 다양한 가치와 사상, 종교와 이념이 공존할 수 있는 사회이며, 교육은 이런 다양성을 존중하되 특정 이념으로 획일화시키거나 주입하려고 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아직 미성년인 학생들을 대신하여 올바른 교육을 택하기를 원하는 부모의 학교선택권을 보장해야 하고 그런 다양한 학교를 선택할 수 있는 사립학교 체제는 존립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로 시행 50주년을 맞이한 평준화제도는 학생과 부모의 학교선택권을 보장하는 ‘평준화 2.0’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학생과 학부모에게 학교선택권을 되돌려 주고 다양한 사립학교가 존립하되 특히 종교계 사립학교가 종교교육의 자유를 누림으로 종교적 건학이념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오늘날 대안학교, 특히 종교계 대안학교가 급격히 증가하는 것은 지금의 획일적인 공교육 현실에 저항하는 새로운 학교선택권 운동, 새로운 종교계 사립학교 설립운동임을 인식하고 이러한 요구를 공교육이 수용하여야 할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박 교수는 “한국교회는 기독교학교들과 함께 이 땅에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이 충만한 교육이 실현되도록 함으로 아동과 청소년들이 건강한 삶을 영위하고 진정한 인권과 자유를 향유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책임이 있다. 입시위주의 파행적인 교육, 이로 인한 사교육의 팽창, 아동과 청소년의 수면권조차 보장되지 않는 현실, 수많은 학생들을 극단적 선택으로 몰아가는 교육고통의 문제 등을 해결하는 것은 보다 근원적으로 학생의 인권을 보호하는 일”이라며 “학생들의 자유와 권리가 방임이나 방종, 이기적 욕망으로 전락하여 인생 전체로 볼 때 진정한 의미에서 학생의 인권이나 권리를 위한 것이 아닌 일종의 ‘유사 인권 보호’를 경계하여야 한다. 기독교는 생명의 종교이며 인권의 종교이다. 한국교회와 기독교계는 ‘학생인권조례’라는 편협하고 형식적인 인권 옹호가 아닌 ‘한 생명을 천하보다 귀히 여기는’ 천부적 인권을 회복하는 진정 건강한 인권 옹호를 추구함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그리고 근본적으로 학생의 인권을 신장시키는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했다.

신효성 박사
신효성 박사가 지영준 변호사의 발제인 ‘학생 인권과 미성년자의 기본권 행사능력의 문제점: 인권 조례와 교사에 대한 징계 가능성을 중심으로’를 대독했다. ©최승연 기자

이어 지영준 변호사(법무법인 저스티드 대표)의 발제인 ‘학생 인권과 미성년자의 기본권 행사능력의 문제점: 인권 조례와 교사에 대한 징계 가능성을 중심으로’를 신효성 박사(명지대학교 객원교수, 학생인권조례폐지 전국네트워크 서울부운영위원장)가 대독했다.

지 변호사는 “학생인권조례는 「대한민국 헌법」과 「유엔 아동의 권리에 관한 협약」에 근거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 「아동의 권리에 관한 협약」은 아동이 협약에서 인정되는 권리를 행사함에 있어서는 부모 등이 적절한 감도과 지도를 행할 책임과 권리 및 의무를 가지며 당사국은 이를 존중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히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은 미성년자로서의 지위로 인해 요구되는 ‘보호조치를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하고 있다. 아직 육체적·정신적으로 미성숙한 학생들은 온전한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기 어렵기에 헌법상 ‘기본권 행사능력’이 제한된다. 그러므로 학생인권조례가 인권 또는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면, 미성년자의 자기결정권을 제한하고 부모 등의 교양권을 보장하는 다른 법령과 충돌된다”고 했다.

그는 “학생인권조례의 문제점은 학생이 인권(자기 결정권)을 주장하며 교권에 도전하는 것 외에 교사는 학생의 인권을 침해하였다는 이유로 ‘조사·징계’의 위험에 노출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형사범죄에 이르지 않는 ‘인권침해’ 행위를 이유로 교사를 조사·징계하기 위해서는 학생인권의 ‘보호범위’가 예견 가능해야 한다. 이에 「초·중등교육법」 제18조의 4는 보호의 주체와 범위, 한계를 명시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학생인권조례는 사인인 교사에게 직접적인 ‘의무’를 부과한다. 나아가 교사에 대한 조사·징계 권고 등 제재 수단을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지방자치단체 조례로 ‘권리 의무 또는 벌칙’에 관한 사항을 정하기 위해서는 포괄적이든 구체적이든 상위 법령에 위임이 있어야 한다. 나아가 「행정규제기본법」 제4조 제2항은 ‘조례’의 경우에도 ‘구체적 위임’을 요한다고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다른 한편, 교육감은 지방자치단체의 집행기관으로서의 지위와 시·도에 위임된 국가 행정사무를 처리하는 특별지방행정기관으로서 이중적 지위에 있다. 그런데 국·공립학교, 사립학교 교원의 복무나 징계는 전국적으로 통일적 처리가 필요한 국가사무이다. 더욱이 학생의 학교생활에 관한 사항은 「초·중등교육법」 제8조 제1항에 따라 학교장이 학교규칙을 정하도록 위임된 기관위임사항이다. 개정 「초·중등교육법」 제20조의 2, 시행령 제40조의 3은 이를 분명히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 결론적으로 학생인권조례가 전국적으로 통일적으로 규율되어야 할 국가사무 또는 기관위임사무에 관한 사항을 규율하는 것은 「지방자치법 제28조 제1항 본문에 반한다. 설령 자치사무라고 하더라도 권리 의무 또는 벌칙에 관한 사항에 대해 법령의 구체적·포괄적 위임이 없다고 한다면, 이는 「행정규제기본법」 제4조 제2항, 「지방자치법 제28조 제1항 단서에도 반한다. 위와 같이 학생인권조례는 그것이 국가사무이든 자치사무이든 조례의 성질을 묻지 아니하고 조례제정권의 한계를 넘는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그는 “그럼에도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하려는 이유는 무엇인가. 학생인권조례는 아동·청소년에게 ‘자기결정권’이 있는 것처럼 호도하고 ‘나이, 임신·출산’등을 차별금지사유로 열거하면서, 미성년인 학생에게도 성(性) 인권, 성적 자기결정권 등 기본권 행사능력이 있는 것처럼 부추기려 한다. 이와 같은 학생인권조례는 부모의 자녀교육권 및 보호·양육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했다.

강형철 공동대표
김형철 공동대표가 ‘교권 확립과 학생인권조례’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최승연 기자

이어 김형철 공동대표(전 초등학교 교감)가 ‘교권 확립과 학생인권조례’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그는 “ 1960년대 이후로 1980년대 민주화가 이루어지기 전까지 권위주의 정부의 교육정책은 군사부일체라는 전통적인 문화를 이어받았다. 교육 현장에서도 학생의 인권을 존중하기보다 상대적으로 교권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당시의 교육환경에서는 학생의 성적이 낮거나 행동을 잘못하면 훈육이라는 명분으로 교사의 체벌이 정당화되는 시기였다. 2000년대 이후 민주화 시대가 되면서 학생의 인권이 강조되고 교사의 체벌이 사라지게 되었다. 학교에서 체벌은 사랑의 매가 아니라 폭력으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방자치시대가 되면서 자치단체별로 학생인권조례를 만들고 시행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어 “저는 권위주의 시대에 학생으로 교육을 받았고 민주화 시대에는 교사로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경험을 했다. 권위주의 독재 정권시절에는 누구나 인권이 보호받지 못하고 많은 국민들이 권력의 피해자가 되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선진국가로서 국민들의 인권이 존중받아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러나 잘못된 일부 학부모들의 부적절한 학생인권의식으로 교권 침해 사건이 일어났고 교실이 붕괴되었다는 사건들이 일어났다. 교권이 실추되어 학부모로부터 괴롭힘을 받아 극단적 선택을 한 후배 교사를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 현재 학교에서 일어난 사소한 일까지 일부 학부모의 간여가 지나쳐 교육자로서 소신껏 학생지도를 하기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다고 본다. 사후약방문이지만 이제라도 정당한 교권을 지키자는 전국의 교육자들과 정부도 함께 교권 회복을 위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어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학생인권조례에서 윤리적 문제가 되는 것은 학생들의 성적지향을 인권조례에 포함한 것이다. 성적 정체성은 생물학적인 성을 기준으로 해야 함에도 이를 무시하고 차별금지법을 만들어 동성애를 반대하면 차별이라고 보는 것이다. 만약 차별금지법에 따라 동성애가 잘못된 것이라고 한다면 차별금지법에 따라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이것은 역차별이 된다. 인간은 누구나 태어나면서 천부적인 인권이 있다. 하지만 상대적인 인권이 아닌 보편타당한 인권을 존중하는 학생인권법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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