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31일 오전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발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7시 10분경 발사된 미사일이 고각으로 발사되어 약 1000km를 비행한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밝혔다.

일본 방위성의 분석에 따르면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은 고도 7000km까지 상승했으며, 비행 시간은 86분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7월 12일 발사된 '화성-18형'의 비행시간인 74분을 12분 앞지르는 것으로, 북한 ICBM 최장 비행기록을 다시 한번 경신했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현재까지 초기 판단으로는 신형 고체추진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 북한이 공개했던 12축 신형 이동식 발사대(TEL)에서 발사됐을 가능성을 추가로 분석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도발은 한미 국방장관이 전날 워싱턴 펜타곤에서 제56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마친 직후 이뤄졌다. 양국 장관은 회의에서 러시아와 북한 간의 군사협력을 강력히 규탄한 바 있다. 군 당국은 미국 대선을 약 5일 앞둔 시점에서 이뤄진 이번 도발에 대해 북한이 대선 판도를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려는 의도로 분석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번 발사가 예상과 달리 고각으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성준 실장은 "고각 발사의 경우 재진입 기술을 검증할 수 없다"며 "재진입 기술 검증은 정상각도 발사 시에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미 양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공조회의를 통해 상황을 긴밀히 공유했으며, 향후 미측 전략자산 전개와 연합훈련 등 다양한 대응방안을 강력하게 시행할 것을 확인했다.

합참은 이날 오후 안찬명 작전부장 명의의 대북 경고성명을 통해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도발 행위"라며 "김정은 정권의 불법적이고 무모한 도발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후 발생하는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게 있음을 다시 한번 엄중히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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