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이 큐텐그룹의 구영배 대표가 티메프를 인수한 배경에 거래량을 증가시켜 큐텐 쪽으로 자금을 빼내기 위한 의도가 있었다고 판단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구 대표와 티몬, 위메프 경영진이 자본잠식 상태에 있던 티메프를 무자본으로 인수한 뒤 발생한 문제들이 조사 중이며, 이들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되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의 티몬·위메프 전담수사팀은 지난 4일 구 대표와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를 대상으로 사기와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구 대표가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한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과 위험을 플랫폼 사용자들에게 떠넘겼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구영배 대표가 티메프의 거래량을 인위적으로 증가시켜 큐텐으로 자금을 유출할 목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티메프는 이미 수천억 원대의 영업 손실을 기록하며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무자본으로 인수되었으며, 이를 통해 큐텐 그룹으로 자금을 빼돌리는 계획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구 대표 등이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을 준비하며 티메프 주주와 채권자, 소비자, 소상공인 등의 이익을 무시한 채 불법적인 방식으로 자금을 지속적으로 유출했다는 정황을 확인했다.
◈티몬·위메프 문제 은폐 정황도 드러나
검찰은 구영배 대표와 경영진이 티몬과 위메프의 정산 불능 사태를 약 2년 전부터 인지하고도 이를 은폐하려 한 정황도 파악했다. 구 대표는 2022년 9월, 티몬을 인수한 직후 경영진에게 '티몬은 언젠가 날아갈 수 있으니 큐텐으로 가능한 자금을 빼내자'라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를 통해 구 대표가 2년 전부터 큐텐의 이익을 위해 거래량 확대를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류광진 티몬 대표 역시 2022년 12월, '정산 불능 상태가 길어야 6개월 남았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티몬과 위메프의 재정 상태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류화현 위메프 대표는 올해 초부터 정산대금 지급 불능 상태를 인식하고, 큐텐 재무본부장에게 '정산대금 미지급을 시스템 장애와 집계 오류로 설명하겠다'며 허위 해명을 준비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이와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구영배 대표가 7월 국회에 출석해 '7월 중순에 정산 지연 사태를 티메프로부터 보고받았다'고 증언한 것 역시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구 대표와 경영진은 티몬과 위메프의 상품권 할인 판매를 지속하도록 지시하고, 계열사의 자금을 대여금 형태로 큐텐그룹으로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허위 보고 및 상황 은폐 정황도 포착
검찰은 2022년 말 기준 티몬과 위메프의 미정산 금액이 5,163억 원에 달했음에도 이를 462억 원으로 10분의 1 이상 축소해 금융감독원에 허위 보고한 혐의도 확인했다. 또한, 티몬과 위메프가 신규 투자 유치를 위해 금감원에 제출한 경영 개선 계획서 역시 상황을 은폐하기 위한 고의적인 허위 보고였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번 사안이 큐텐그룹의 재정 상태와 나스닥 상장 계획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사기·횡령 사건으로 보고 있으며, 구 대표 등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10일 오전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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