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와 의과대학 학생 대표들이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이는 정부와 여당이 제안한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을 둘러싼 논란 속에서 나온 발언으로, 의료계 내부의 갈등이 표면화되는 모습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회장은 사직한 전공의와 휴학한 의대생을 대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아래 기재된 네 사람은 그 어떤 테이블에서도 임현택 회장과 같이 앉을 생각이 없다"고 덧붙였다. 여기서 언급된 네 사람은 박단 비대위원장을 포함해 대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인 손정호, 김서영, 조주신이다.
박 비대위원장은 임 회장에 대해 "전공의와 의대생 언급을 삼가시길 바란다"며 "조속한 사퇴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임 회장이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입장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발언은 박 비대위원장이 그동안 지속적으로 제기해온 임 회장에 대한 비판의 연장선상에 있다. 지난달 31일 열린 긴급 임시 대의원회 총회에서도 박 비대위원장은 "의협과 임현택 회장은 14만 의사를 대표해 무엇을 하고 있느냐. 역할을 감당하지 못하면 물러나야 하고, 물러나지 않으면 끌어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박 비대위원장의 불만은 의대 정원 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 등 주요 의료 정책에 대한 의협의 대응이 미흡하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는 "정부는 의대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를 강행하고 국회도 의료체계를 왜곡하는 간호법을 통과시켰다"며 의협 지도부의 무능을 지적했다.
이러한 갈등은 지난 7월부터 이어져 왔다. 당시 박 비대위원장은 "임현택 회장은 공석에서 전공의와 의대생을 언급하는 것 외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100여 명의 직원과 300억 원의 예산은 어디에 허비하고 있습니까"라고 비판했다. 또한 "대의원회, 시도 의사회, 교수, 전공의, 의대생들의 목소리를 무시하며 집행부 산하의 협의체를 지키고자 하는 그 저의는 무엇입니까"라고 반문하며 임 회장의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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