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현장예배가 회복되면서 성도들의 교회 내 신앙활동도 점차 활기를 되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목회데이터연구소(목데연)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당시 50%에 육박했던 온라인 비대면 예배 참석률이 올해 들어 급격히 줄어든 대신 현장예배 참석률은 79%에 달한 것으로 나타나 교회마다 예배 회복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목데연의 조사 발표는 코로나19 팬데믹 시작 시점부터 현재까지 한국교회 예배 및 성도들의 각종 신앙활동 지표를 추적해 통계화한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신뢰성에 무게가 실린다. 그 결과 피부에 와닿는 체감 온도와는 차이가 있지만, 코로나로 거의 무너졌던 예배가 순조롭게 회복돼 정상궤도를 되찾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희망적인 지표가 아닐 수 없다.
목데연 조사에 의하면 올해 6월 기준, 교회 주일예배에 ‘매주 참석한다’는 비율이 75%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20년 12월 조사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매주는 아니더라도 월 3회 출석한다는 응답자를 포함해 출석률이 89%인 점을 감안할 때 사실상 정상적인 현장예배로 회복됐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여기서 특히 눈에 띄는 지표가 ‘주일예배’ 만족도다. 성도들이 주일에 교회에 와 예배드리는 것에 대한 만족도가 77%로 지난 2023년 11월 조사 때의 70%를 웃돌았다. 이런 조사 결과가 출석하는 교회 현장예배 참석률 증가와 주일예배 참석빈도 상승에 직결된 셈이다.
코로나 시기에 교회마다 봉착했던 가장 심각한 문제가 현장예배 금지였다면 그 다음으로 교회 내 모든 소그룹 활동 중단을 꼽을 수 있다. 방역 당국은 현장예배 중단하기 전까지 주일예배는 의자마다 간격을 두어 띄어 앉도록 하면서도 일체의 소그룹 모임을 중지시켰다. 이로 인해 성도 간의 교제와. 성경공부, 양육, 봉사활동에 커다란 지장이 초래된 게 사실이다.
그런 식으로 위축돼 사실상 맥이 끊기다시피 했던 교회 내 소그룹 활동이 팬데믹 이후 62% 가량 회복됐다는 건 참으로 반가운 지표다. 교회 안에서 이루어지는 성도들의 각종 모임이 활력을 되찾아가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기 때문이다. 성도들의 교회 내 활동이 증가하면서 코로나로 위축됐던 교회 활동 전반에 숨통이 트이고 결과적으로 성도들의 신앙이 더욱 깊어지는 요소로 작용한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이번 목데연의 조사는 팬데믹으로 파생된 교회 내 갖가지 문제점들이 무리 없이 해결돼 가는 과정인지에 대해선 다 세심하게 살피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팬데믹을 전후해 약 10~15%의 교인들이 교회를 이탈했다고 가정할 때 교회를 떠난 이들의 생각이 통계상에는 비중있게 반영되지 못했을 거란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그렇더라도 드러난 각종 지표를 통해 한국교회가 위기를 딛고 일어서려는 의지를 발견할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매우 희망적이다.
개교회마다 빠르게 현장예배가 회복되면서 성도들의 교회 내 신앙활동도 활기를 되찾고 있지만, 한국교회가 처한 전반적인 상황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이는 주요 교단들이 9월 총회를 앞두고 내놓은 교세 통계에 그대로 드러나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교단의 교인 수는 전년도 230만 2682명에서 9만 4700명이 줄어든 220만 798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4.11% 감소한 수치다. 교단 통계위는 이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30년에는 교인 수가 160만 명 이하로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교단 내부에서도 한때 300만명에 육박했던 교세가 머지않아 반 토막날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최근 10년간 한국교회 주요 교단들의 교세도 이와 비슷한 흐름이다. 교회 수에서 가장 큰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는 지난 2019년 2백55만6,182명이던 교인 수가 2021년에 2백29만2,745명으로 집계됐다. 2년 만에 26만3,473명이나 감소한 충격적인 결과다. 교단이 ‘샬롬부흥운동’ 등 전국 규모의 대대적인 전도 운동을 진행한 결과 지난 2022년에 5만9151명의 교인이 늘어나는 등 반짝 반등에 성공했으나 이것을 상승 흐름으로 판단하긴 어려워 보인다.
교세 하락은 기독교대한감리회 등 한국교회 주요 교단에서 나타나는 공통된 현상이란 점에서 어느 교단이든 비슷한 과제를 안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교단마다 다시 전도부흥운동의 불을 지피고 있으나 단기간의 반짝 처방으로 근원적인 효과를 거두게 될 수 있을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그렇다면 지금의 위기를 타개하는 데 있어 물량적인 방법만을 고집할 게 아니라 영적 성숙을 꾀하기 위한 방향 전환도 진지하게 모색할 때다. 한 명 전도하면 두세 명이 교회를 떠나는 현실에서 언제까지나 60~70년대 부흥의 추억에 잠겨있을 순 없지 않은가.
지금 교회마다 청년들이 떠난 빈자리가 유독 크게 느껴진다. 왜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는지, 그들에게서 원인을 찾으려 할 게 아니라 교회에 청년들이 설 자리가 있는지를 돌아봐야 할 때다. 교회가 외형 확대에 치중하는 만큼 성도 개개의 영적 성숙에 집중했는가. 그 해답은 교회 안에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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