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이 걸어가고 있다. 의대 의사 진료
 ©뉴시스

최근 전공의 이탈로 인한 의료공백 사태가 국민들의 의료 서비스 이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시민모임이 실시한 조사 결과, 국민 10명 중 8명 이상이 의료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할 것을 우려하고 있으며, 7명 이상은 긴급 상황이 아닐 경우 의료 이용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1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열린 '혁신적 의료공급 및 이용체계 개편방안' 공청회에서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은 '의료이용 합리화 방안'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윤 사무총장이 소개한 '2024년 의료공백 사태 이후 의료기관 이용에 대한 소비자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20대 남녀 소비자 1000명 중 27.4%가 의료공백 사태 이후 의료기관 이용에 불편함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인 불편 사항으로는 예약 연기(39.7%), 예약 어려움(34.9%), 진료 대기 시간 증가(13.1%), 예약 취소(7.5%) 등이 지적됐다. 또한 응답자의 63.2%는 의료공백 사태 이후 의료기관 이용 및 진료가 나빠졌다고 생각했으며, 58.7%는 의료서비스 질이 저하됐다고 답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88.4%의 응답자가 의료공백 사태로 인해 의료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할까 불안해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불안감은 실제 의료 이용 행태에도 영향을 미쳐, 73%의 응답자가 긴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의료 이용 시기를 가능한 미루거나 늦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53.8%는 대형 병원 이용이 어려워져 다른 병원을 알아보고 있다고 답했다.

조사 결과, 국민들이 가장 우선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의료 분야 과제로는 필수의료 부족(20.9%), 지역 의료자원 불균형(18.6%), 의료 인력 부족(18.2%), 비수도권 지역 의료 질 격차(10.7%) 등이 꼽혔다.

윤 사무총장은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의료개혁의 수혜자를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서 잠정적 치료 대상자와 건강 관리가 필요한 의료 소비자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빅5 병원'으로의 쏠림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인증제를 통한 의료 질 개선, 의료기관 평가 정보 제공 등을 통해 의료 서비스 품질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공청회에서 신현웅 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역완결적 의료전달체계 구축 및 보상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신 연구위원은 중증응급환자 이송 지연 사례가 급증하고 있으며, 소아과 전공의 지원율이 급감하는 등 의료 서비스의 질적 저하가 심각한 수준임을 지적했다.

또한 지역 간 의료공급 격차도 큰 문제로 제기됐다. 2023년 기준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서울은 3.61명인 반면 경북은 1.41명에 그치는 등 지역별 의료 자원 분포의 불균형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신 연구위원은 지역의료 컨트롤타워 구축, 기능·수요 기반 지역의료기관 개편 및 역량 강화, 지역의료 네트워크 구축 및 활성화, 지역·필수의료 집중·선별 보상, 건강보험 수가결정구조 개편, 차등 보상 강화, 지역·필수의료 중심 인력 확충, 예산 투자 확대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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