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14일(현지시간) 엠폭스(원숭이두창)의 세계적 확산을 우려해 세계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제네바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발표했다.
엠폭스는 원숭이두창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희귀질환으로, 최근 아프리카를 넘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WHO 통계에 따르면, 올해 보고된 엠폭스 발생 건수는 이미 지난해 1년간의 발생 건수(1만 4000건)와 사망자 수(524명)를 초과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전 세계가 모두 경계해야 하는 수준이며, 지금 아프리카를 넘어서 확산되고 있는 엠폭스의 잠재적 전염 가능성은 대단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우리는 지금 한 군데가 아닌 여러 군데의 바이러스 분기군, 즉 공통의 조상으로부터 진화된 상이한 변종들과 상이한 위험도의 병원체를 상대로 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WHO의 비상사태 선언은 아프리카질병통제예방센터(아프리카 CDC)가 아프리카의 엠폭스 전염 상황에 대한 비상사태를 선언한 직후에 나온 것이다.
한편, 유럽연합의 보건비상사태 대응국(HERA)은 같은 날 성명을 통해 유럽연합 집행부가 앞으로 엠폭스 백신 MVA-BN 17만 5420인분을 생산해 아프리카에 기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덴마크에 본사를 둔 제약사 바바리안 노르딕 사도 HERA에 4만 인분의 엠폭스 백신을 곧 기부할 예정이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번 WHO의 세계공중보건 비상사태 선언은 엠폭스의 확산을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을 촉구하는 것으로, 각국 정부와 보건당국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되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백신 개발과 보급, 국가 간 협력 등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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