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이란 국가대표팀에서 함께 뛰었던 두 여성 태권도 선수가 파리에서 열린 올림픽에서 극적으로 맞붙었다. 얼마 전 프랑스 파리의 그랑 팔레에서 진행된 태권도 여자 57kg급 16강전에서 나히드 키야니샨데(26·이란)와 키미아 알리자데(26·불가리아)가 대결을 펼쳤다.

이 경기는 단순한 스포츠 경기를 넘어 이란 여성의 권리와 자유를 상징하는 역사적인 순간으로 기록되었다. 키야니샨데는 히잡을 쓴 채 경기에 임했고, 알리자데는 히잡 없이 머리를 질끈 묶고 나왔다. 두 선수의 복장 차이는 그들이 걸어온 서로 다른 인생 경로를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경기는 박빙의 승부였다. 1, 2라운드에서 1승씩을 나눠 가진 두 선수는 3라운드에서 7-7 동점을 기록했다. 결국 심판 판정으로 키야니샨데가 승리를 거두며 8강에 진출했다.

패배한 알리자데의 이력은 주목할 만하다. 그는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18세의 나이로 동메달을 획득하며 올림픽 메달을 획득한 최초의 이란 여성 선수가 되었다. 그러나 4년 후인 2020년, 알리자데는 이란의 성차별과 히잡 강제 착용에 반대하며 조국을 떠났다. 당시 그는 자신을 "이란에서 억압받는 수백만 명의 여성 중 한 명"이라고 표현했다.

독일로 망명한 알리자데는 난민 대표팀 선수로 활동하며 2020 도쿄 올림픽에서 5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올해 4월, 불가리아 시민권을 취득하여 이번 대회에 불가리아 대표로 참가하게 되었다.

경기 종료 후 키야니샨데는 승리의 기쁨을 주먹을 쥐며 표현했고, 알리자데는 아쉬움에 무릎을 꿇었다. AP통신에 따르면, 두 선수는 경기장을 떠나며 서로를 쳐다보지 않았고 기자들과의 인터뷰도 거부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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