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 옛 사위의 특혜 취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소환 통보를 하며 수사 속도를 높이고 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주지검 형사 3부(부장검사 한연규)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와 관련해 지난 9일 임 전 비서실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 요구했다.
검찰이 임 전 실장에게 밝힌 혐의는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임명과 관련된 부분이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항공직 경력이 전무했던 문 전 대통령의 사위인 서모씨가 타이이스타젯 임원에 채용된 것을 두고 대가성 채용이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이다.
검찰은 2017년 있었던 청와대 인사수석실 비서관 주관 비공식 회의에 주목하고 있다. 당시 태국 저가항공사인 타이이스타젯은 이상직 전 국회의원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던 회사로, 서씨의 채용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특히 이 전 의원의 중진공 이사장 임명이 2017년 청와대 비공식 회의에서 결정됐을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그동안 검찰은 주영훈 전 청와대 경호처장,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조현옥 전 인사수석, 김종호 전 공직기강비서관, 김우호 전 인사비서관, 홍종학 전 중기부 장관, 최수규 전 중기부 차관 등을 차례로 불러 조사했다. 이들은 모두 문 전 정부의 청와대 인사라인이면서 2017년 비공식 회의 참석 인물들이다. 임 전 실장도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지난 2월 대통령기록관 압수수색도 회의 내용을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서씨를 채용하는 조건으로 이상직 전 의원이 중진공 이사장에 임명됐고 이후 더불어민주당 공천도 받았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 검찰은 중기부 관계자로부터 "2017년 말 중진공 이사장 공모가 나기 전 청와대 비공식 회의에서 이 전 의원이 내정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이런 진술과 정황 등을 볼 때 검찰은 이 전 의원의 중진공 이사장 임명에 청와대의 조직적 개입 가능성에 대해 중점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한편, 문 전 정부 인사들은 이번 수사를 '전 정권에 대한 보복수사'라고 비판하며 수위를 높이고 있다. 임 전 실장은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아직도 지난 정부에 대해 먼지 털이식 보복 수사를 일삼는 검찰의 모습이 딱하기 그지없다"고 비판했다.
임 전 실장은 "2018년 3월에 있었던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인사에 대해 조 전 수석을 괴롭히더니 이제는 임종석을 소환하겠다는 모양"이라며 "도대체 언제까지 정치보복 수사를 계속하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소환에는 응할 것이다. 그러나 참고인이든 피고인이든 이런 부당한 수사에 대해 일일이 대꾸하고 진술할 의사가 없다는 점은 미리 밝혀둔다"고 진술거부권 행사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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