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키나파소 사헬 지역 분쟁으로 국내 실향민이 된 아동들이 학교 수업을 듣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서아프리카 사헬의 부르키나파소가 7월부터 시작되는 우기를 앞두고 기아 위기에 직면한 아동에 대한 긴급한 식량 지원을 촉구했다.. 사진은 부르키나파소 사헬 지역 분쟁으로 국내 실향민이 된 아동들이 학교 수업을 듣고 있는 모습. ©세이브더칠드런 제공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서아프리카 사헬의 부르키나파소가 7월부터 시작되는 우기를 앞두고 기아 위기에 직면한 아동에 대한 긴급한 식량 지원을 촉구했다고 29일(수) 밝혔다.

사헬 일대를 포함해서 서아프리카의 식량 및 영양 불안정을 평가하는 카드르 아르모니제(Cadre Harmonisé)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통합 식량 안보 단계 분류 (IPC) 4단계에 해당하는 ‘긴급’ 수준의 기아에 놓인 아동 수가 현재 4만 명 미만에서 약 5배 급증해 21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더 나아가 부르키나파소 아동의 7분의 1에 해당하는 약 140만 명이 기아가 절정에 달하는 6월과 8월 사이의 춘궁기에 IPC 3단계에 해당하는 위기 단계에 접어들어 인도적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현재 IPC 3단계에 해당하는 인구보다 약 50만 명 증가한 수치이며 5세 미만 아동 44만 3천 명을 포함한다. 식량 불안정을 평가하는 국제 기준인 IPC 척도에 따르면 3단계는 위기(crisis), 4단계는 긴급(emergency), 5단계는 기근(famine)에 해당한다.

기아 위기에 처해있는 부르키나파소 아동 21만 명 중 3분의 2는 분쟁이 진행 중인 사헬과 북부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부르키나파소는 2015년부터 극단적인 폭력행위가 빈발했으며, 올해 2월 북부 국경 마을에서 테러 공격을 당해 주민 15명이 사망하는 등 분쟁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농장에 접근하지 못하는 가족들의 기아 위기가 심화해 식량 불안정 단계가 4단계 긴급에 접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또 분쟁이 심화하면서 교육 시설이 공격당해 3천5백 여 곳이 문을 닫으면서, 급식으로 끼니를 해결했던 아동의 영양 섭취 역시 저조해졌다.

특히 5세 미만 아동 48만 명과 임산부 및 수유부 13만 1,500명이 급성 영양실조에 걸렸으며, 이 중 11만 3천 명이 급성 중증 영양실조 상태다. 급성 중증 영양실조는 면역 체계를 약화해 각종 질병에 노출시키고, 평생 동안 영향을 미치는 발달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사헬 지역이 기후위기의 영향으로 세계 평균 1.5배 빠르게 기온이 상승하며, 농작물과 식량 생산에 영향을 미쳐 아동과 가족의 생계에 재앙적인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식량 위기로 집을 떠나 실향민이 된 알리마(18세, 가명)는 “식량 위기는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지만, 슬픈 현실은 아이들이 가장 고통받는다는 것입니다. 부모가 음식 등 기본적인 필요를 충족시킬 수 없어서 아이들이 일해야 하는 상황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또한, 많은 가정에서 여자아이에게 지나치게 이른 결혼이 강요되고 있습니다. 최근 마을에 사는 14살 여자아이가 가계 생계에 보탬이 되기 위해 조혼을 강요받다가 학교장의 만류로 결혼이 제지된 사례도 있었습니다”며 기아 위기가 아동에게 미치는 여파를 설명했다.

세이브더칠드런 부르키나파소 사무소장 브누아 델사르트는 “부르키나파소 아동 약 140만 명이 기아 위기에 처해 있다. 이들 중 5분의 1은 극심한 기아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분쟁과 기후위기가 아동과 가족을 절망적인 상황으로 몰아넣고 있다. 국제사회는 부르키나파소를 위한 지원을 긴급히 확대해야 하며, 전 세계적으로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 기후위기는 부르키나파소와 같은 세계 최빈국의 아동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한편, 세이브더칠드런은 1982년부터 부르키나파소에서 활동해 왔으며, 보건, 교육, 아동보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13개 지역 중 8개 지역에서 영양실조와 식량 불안정을 해결하고, 여아의 학교 등록을 촉진해 아동권리의 인식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국제기구 협력사업의 일환으로 유엔인구기금(UNFPA)과 파트너십을 맺고, 지난해부터 3년간 사헬 및 북부 지역에서 지역사회 내의 폭력과 차별을 방지하고 아동을 보호하는 사업에 착수했다. 사업을 통해 분쟁과 기후변화로 강제 이주한 국내 실향민과 이들을 수용한 지역사회 주민을 폭력으로부터 보호한다. 특히 성 및 젠더 기반 폭력의 예방과 대응을 위해 피해 사례를 지원하고, 여성과 청소년의 자립 능력 강화를 위한 직업 훈련과 멘토링을 통한 역량 강화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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