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WCC 중앙위원회의 영적 여행과 종교전통과 정체성

소기천 교수
소기천 교수
우선 제15장에 영적 여행과 종교전통에에서 WCC 중앙위원회의 “영적 여행”은 기독교를 매우 복잡한 세계적인 종교전통으로 만들었다고 평가를 한다. 이런 평가는 기독교의 전통을 존중하는 의미보다는 타종교와 대화를 거부하는 이유로 간주하는 듯이 보인다. 종교 다원주의를 지향하는 WCC 중앙위원회의 의도는 기독교가 문화, 종교, 철학적 전통 사이에서 살아가고 현재와 미래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함에 따라 기독교는 계속해서 변화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이어진다. 이런 주장은 기독교를 성경에 기초한 복음적인 전통에서 이해하기보다는 문화적 맥락에 서 있는 다른 종교와의 철학적 전통으로 이해하려는 의도를 보여준다. 결국, WCC 중앙위원회는 이러한 맥락에서 기독교가 “다원주의에 대한 신학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린다. 이러한 결론은 이미 1910년부터 예견된 것이다.

다음으로 제16장에 종교와 정체성과 문화에 관해 드디어 WCC 중앙위원회는 타종교와 대화를 이야기하면서 유대교와 이슬람과 힌두교와 불교를 언급하면서 다른 종교전통도 발전 과정에서 비슷한 어려움을 겪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유대교, 이슬람교, 힌두교 또는 불교 등의 모습은 단 한 가지가 아니었다고 지적하면서 타종교들도 원래의 땅을 떠나 여행하면서 그들이 이동한 문화와의 만남에 의해 형성되고 변형되고 변형되었다고 주장한다. 이런 주장은 기독교도 종교 다원주의의 입장에서 일반화하려고 하는 WCC 중앙위원회의 일관된 기저라고 평가된다.

더 나아가서 WCC 중앙위원회는 오늘날 대부분 주요 종교전통은 다른 종교전통에 대한 문화적 "주인"이 되고 자신의 종교전통이 아닌 다른 종교전통에 의해 형성된 문화에 의해 "주인"이 되는 경험을 했다고 평가하면서 이것은 종교 공동체와 그 안에 있는 타종교들의 정체성이 결코 고정적이지 않고 유동적이며 역동적임을 의미한다고 주장한다. 이것은 기독교를 상대화시키려는 주장이다. 이런 WCC 중앙위원회의 주장은 종교를 일반화하고 상대화함으로써 기독교의 특수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이단적인 행동이다. 네오마르크스주의의 영향이 WCC 중앙위원회를 깊이 물들이고 있다.

WCC 중앙위원회는 “종교” 자체를 말하고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힌두교”, “불교” 등을 마치 정적이고 분화되지 않은 전체인 것처럼 말하는 것은 결국 오해의 소지를 불러온다고 결론을 내린다. 여기서 WCC 중앙위원회는 제16장에서 종교와 정체성과 문화에 관해 언급하는 시작과는 달리 마지막 문장에서 기독교를 세계 종교의 하나로 슬쩍 끼워 넣는다. WCC가 교회 연합기관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고서 기독교보다 타종교와 대화를 우선적인 가치에 두고서 종교 다원주의를 추구하는 모습은 본질에서 크게 벗어난 모습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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