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값 급락으로 도산 직전에 놓인 한우농가들이 정부와 관계기관에 특단의 조치를 요구했다.
전국한우협회는 24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001년 쇠고기 전면 수입개방에도 불구하고 품질고급화 등 피나는 노력을 기울였지만 2008년 이후 6년째 이어진 적자로 망연자실한 상태"라며 대책을 촉구했다.
특히 한우산업을 지탱해오던 소규모 번식농가들이 경영난으로 폐업을 선택하면서 지난해 2분기 13만7000가구이던 50두 미만 중소농이 올해는 11만7000가구로 2만가구나 줄었다고 주장했다.
농가들은 "이는 한우값 하락에 따른 경영압박이 50두 미만의 중소농가에 크게 작용한 것"이라며 "더 큰 문제는 이런 상황이 장기화되면 한우 생산기반 뿐 아니라 농업·농촌 생산기반 마저 위협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농가들은 이런 상황에서도 △품질고급화장려금 폐지 △한·미, 한·EU FTA 체결 △송아지 생산안정제 변경 △FTA피해보전제도 지원 축소 등 축산업에 대한 지원은 줄어든 반면 △축산업 허가제 △무허가 축사 △가축분뇨 △수의사 처방제 시행 등 규제만 강화되고 있다고 반발했다.
협회는 "생산여건 호전을 위해 정부에 암소 수매를 요구한지 1년이 지났지만 예산 핑계로 '안 된다"는 답변만 들었다"며 대책을 조속히 세우라고 촉구했다.
한우농가들은 또 정부의 암소수매와 농협중앙회의 사료값 인하 등을 요청했다. 협회는 "현재 시행중인 출하예약제가 소값 하락의 원인"이라며 이를 개선하는 것을 비롯해 모두 11개의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한우협회는 이날 기자회견후 오는 29일까지 집행부 단식농성에 돌입하고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30일 충북 음성공판장에서 출하저지 등 장기투쟁에 들어가겠다고 선포했다. 협회는 이런 거듭된 요구에도 불구하고 해결기미가 보이지 않을 경우 '청와대 한우반납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