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히칸 머리에 블랙진, 민소매 티셔츠에 걸쳐 입은 청남방, 접어 올린 소매 아래엔 눈에 띄는 문신"
어느 힙합 스타를 묘사한 것이 아니다. 젊은 복음주의 목회자들이 청년복음화의 꿈을 갖고 모여드는 뉴욕에서, 최근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한 교회 담임목사의 주일예배 옷차림이다.
AP통신은 19일(현지시간) '파격'으로 유명한 뉴욕 힐송교회 칼 렌츠(Carl Lentz) 목사와 그의 사역에 관해 보도했다.
호주 힐송교회의 해외 지성전 격인 뉴욕 힐송교회는 요즘 맨하탄에서도 젊은 뉴요커들에게 가장 '핫'한 장소로 꼽힌다.
2010년 가을 처음 개척 당시만 해도 매주 예배에 600여 명이 모였지만 3년도 채 되지 않아 5,500명으로 그 수가 불어 최근에는 주일에는 예배를 6부에 걸쳐서 드린다.
이토록 빠른 성장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청년들에게 사랑 받고 있는 호주 힐송교회의 영향력에 상당 부분 기인한다. 그러나 그것뿐만은 아니다.
34세로 그 역시 아직은 청년인 렌츠 목사는 그 스타일 만큼이나 파격적인 예배로 유명하다. 그가 인도하는 예배는 파티나 콘서트처럼 시끌벅적하고, 때로 U2나 레드핫칠리페퍼스 같은 유명 밴드가 초청될 때면 교회는 발 디딜 틈조차 없이 붐빈다.
렌츠 목사가 청년들 사이를 쉴새 없이 왔다갔다하며 농담과 음악 이야기를 간간히 섞은 설교를 전하면 아무 곳에나 자기가 원하는 곳에 자유롭게 앉은 청년들은 아이폰 등에 내용을 받아 적곤 한다.
그 중 한 명인 메레디스 앤더슨은 "만약 이 곳도 모두가 엄숙한 옷차림에 예배드리는, 그러니까 모두가 생각하는 그런 교회 같았다면 어땠을지 모르겠다"며 "하지만 이 곳은 젊은 사람들로 가득하다. 그래서 더 편안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AP는 이처럼 청년들이 갖고 있는 교회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교회의 벽을 낮춘 것이 많은 청년들을 이 곳으로 불러모으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청년들이 마치 교회에 나오는 것을 친구들과의 모임에 나가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일반적인 교회들에서는 적응하지 못했던 마약 중독을 치료 중인 청년들까지도 이 곳을 찾아온다.
렌츠 목사와 그가 인도하는 예배의 '교회답지 못함'을 지적하는 비판의 목소리도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렌츠 목사는 "그러한 비판은 오히려 내게 힘이 된다"며, "많은 이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예수 그리스도의 메시지가 빛이 바래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입니다. 우리가 전하고자 하는 것은 언제나 예수님이며, 오직 예수님입니다."
이는 그가 설교에서 자주 강조하는 메시지다.
한편, 이처럼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라는 본질에만 충실하다면,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각양각색의 영혼을 구원하는 것은 값진 일이 아니냐고 그는 오히려 되묻곤 한다.
"이 도시에는 20만 명의 사람들이 있는데 그 중에는 아직 주님을 만나지 못한 많은 사람들이 있어요. 이는 슬픈 일입니다… 복음은 각 사람에게 가장 맞는 방법으로 그들을 찾아가요. 교회들이 주는 느낌은 다 다르고, 우리 교회와 맞지 않는 사람들은 다른 교회로 찾아가겠죠. 그렇다고 해도 그래서 한 영혼이 구원 받는다면 그 교회는 귀하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