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인종 차별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짐머맨 사건'에 미국 교회는 인종적 화합으로 응답해야 한다는 견해가 제시됐다.
최근 미국에서는 흑인 소년을 사살한 히스패닉계 백인 조지 짐머맨(George Zimmerman)이 무죄판결을 받은 데 대해 찬반 논란이 뜨겁게 일고 있다.
랭커스터신학교 신약학 교수인 그렉 캐리(Greg Carey) 박사는 15일(현지 시각) 허핑턴포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이 사건이 교회가 인종 화합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건 이후 자신이 SNS나 직접적인 통로를 통해 접촉한 사람들 중 흑인들은 주로 짐머맨과 그에게 무죄를 선고한 법원을 인종 차별적이라고 규탄하고 있는 반면, 짐머맨의 법적인 무죄를 인정하는 이들의 대부분은 백인들이었다고 밝혔다.
이는 교인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목회자들을 포함한 흑인 교인들과 백인 교인들의 반응도 비슷하게 양분되어 나타나고 있다고 그는 평가했다.
캐리 박사는 단순히 이를 두고 교회들 간의 인종 갈등을 논하는 것은 지나친 일이 될 수 있음은 분명히 했다. 그러나 한 사건을 두고 나타나는 흑인과 백인 교인 간의 반응의 차이에 대해서 교회가 생각해 보기 바란다며, 이를 통해 인종 화합에 대한 해답도 얻을 수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그는 "젊은 흑인이 거리를 걸어다니면 사람들은 쉽게 그를 수상하고 위험한 인물로 간주한다"며, "젊고 흑인이라는 이유로 그는 어디를 가든 더 많은 위험에 노출된다"고 말했다.
짐머맨이 정당방위로 사살한 마틴 트레이본(Trayvon) 역시 전과도 없고, 무장도 하지 않은 단지 17세의 흑인 소년이었을 뿐이었다.
캐리 박사는 그러나 "흑인들에게 이렇게 비춰지는 것은 매일의 경험"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흑인들에 대한 시각은 자신을 포함한 백인 교인들에게서도 쉽게 나타난다고 그는 지적했다.
"나에게는 딸이 있다. 가령 내 이웃에 흑인 소년이 살고 있다면 나는 그가 주변을 돌아다닐 때마다 그를 의심스럽게 볼지도 모른다. 그럴 경우 내가 그와 그의 가족을 위해 기도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그들에 대한 두려움과 의심이 앞서기 때문이다"고 그는 예를 들었다.
캐리 박사는 이같은 시각으로 인한 흑인 사회의 고통과 어려움을 이해하는 것이 교회가 진정한 인종 화합을 가져오는 첫걸음이 된다고 밝혔다.
그는 "기독교회 안에서의 진정한 화합은 우리 이웃이 처해 있는 현실과 그들의 경험을 고려할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며 그렇지 않을 때 이는 "형식적 화합"에 그치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는 그들의 삶에 영향을 주고 있는 인종 차별적 요소에 대해서 온전히 알지는 못한다. 그것은 너무나 고통스러울 것이다"며 "교회가 진정으로 화합의 도구로 쓰임 받기 원한다면 우리는 더욱 더 그들의 입장에서 듣고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