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반(反)모르시 시위로 인해 유혈사태가 끊기지 않고 있는 이집트의 기독교 지도자들이 전 세계 기독교 공동체에 이집트의 안정과 평화를 위한 기도를 요청했다.
고난 받는 세계의 교회를 지원하고 있는 국제단체 '에이드 투 더 처치 인 니드(Aid to the Church in Need)'는 최근 이집트 기독교 지도자들과의 접촉을 통해 직접 전해 들은 현지의 상황과 기도제목을 영국 크리스천투데이에 나눴다.
이 단체가 만난 지도자들 중 한 명인 아시우트(Assiut) 콥트교회의 윌리엄 주교는 "지난 한 주간 시위 과정에서 빚어진 유혈사태들로 인해 불안과 공포가 이집트인들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정국의 혼란을 틈 타 이슬람주의자들의 교회 공격도 잇따르고 있다고 윌리엄 주교는 전했다. 아시우트에서만도 최근 며칠간 수차례 교회가 습격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그는 "우리는 그리스도를 향한 믿음과 사랑 안에서 그 분의 도우심을 기다리고 있다"며 "지금 우리는 어느 때보다 전 세계 교우들의 기도를 필요로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윌리엄 주교는 이집트의 기독교뿐 아니라 모든 국민을 위한 기도를 요청한다며, "우리 기독교인은 이 나라를 섬기기 원한다"고 말했다.
룩소르(Luxor)의 요하네스 자카리아 주교 역시 "이집트의 교회는 나라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며 "우리는 무슬림들을 미워하지 않으며, 그들을 포함한 모든 이집트 국민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 모두가 계속되는 고통을 겪고 있다. 또다른 혁명으로 나아가는 이 길에 더 이상의 피 흘림과 폭력이 발생하지 않도록 기도를 부탁한다"고 요청했다.
2년 전 호스니 무바라크 독재정권의 붕괴 이후 들어선 모하메드 모르시 정권은 강압적인 이슬람주의 정책으로 인해 민주화 세력과 갈등을 빚어 왔으며, 결국 출범한 지 1년여 만에 전 국민적인 사퇴 압박에 처하게 됐다.
한편, 모르시 정권 출범 이후 그 정치 기반인 무슬림형제단은 이집트 헌법에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를 반영하도록 추진하면서 자유주의자들은 물론 기독교를 포함한 소수종교인들의 반발을 사 왔다.
이집트는 국민 90%가 이슬람이며, 기독교인 콥트교회는 9%에 불과하다. 그러나 새 정권 아래서 심화되어 온 종교적 박해로 인해 서방 국가로의 난민 신청이 증가하면서, 이 수마저도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