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 19일부터 23일까지 방글라데시 콕스 바자르 지역의 로힝야 난민 캠프를 방문해 인도주의 사업의 진행 상황을 확인했다고 25일(금) 밝혔다. 세이브더칠드런 오준 이사장을 비롯해 전 통일부 차관인 홍양호 이사, 2004년부터 2011년까지 세이브더칠드런 이사장을 역임한 김노보 이사 등이 참석했으며, 세이브더칠드런 방글라데시 및 코이카 방글라데시 사무소, 한국대사관, 현지 관계자들을 만났다.
세이브더칠드런 오준 이사장은 "이곳에서 만난 하미다(6세)는 태어나 한 번도 난민 캠프 밖에 나가본 적이 없다. 전기나 편의시설이 없는 난민 캠프에서 아이는 컴퓨터나 텔레비전조차 본 적이 없다. 아이는 안에서 생활하며, 세이브더칠드런이 운영하는 러닝센터(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다"며 "최근 국제사회의 로힝야 난민에 대한 관심이 줄고 있다. 이곳의 아이들이 캠프 밖에도 넓은 세상이 있고, 언젠가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 자신의 미래를 펼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않도록 많은 분의 관심이 지속되길 바란다"고 했다.
방글라데시 콕스 바자르의 난민 캠프는 지난 6년간 사이클론과 홍수, 산사태 등의 재난을 견뎌왔으며, 대부분 대나무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있기에 극단적인 날씨를 견디기에 역부족이다. 또한 수년 동안 다수의 화재가 발생하면서 집들이 소실돼 다수의 가족이 밀집해 살고 있다.
특히 올해 2월 세계식량계획(WFP)의 자금 부족으로 난민에 대한 식량 배급량의 삭감을 결정하면서 난민 캠프는 더 큰 타격을 받았다. 방글라데시 내 식량 가격이 상승해 난민 캠프 내 대다수가 식량 불안을 겪고 있으며, 고기나 채소, 렌틸콩과 같은 영양가 있는 음식을 더 이상 살 수 없게 됐다.
방글라데시 콕스 바자르의 아동보호 프로그램 담당자 마부바 베굼 매니저는 "2017년부터 콕스 바자르에서 세이브더칠드런의 난민 대응 사업을 해왔다. 난민 캠프에 있는 아동들이 나아지는 것도, 나빠지는 것도 보았다. 최근 몇 달 동안 영양실조에 걸린 아동과 임산부의 사례가 지금까지 보아 온 것보다 더 많다. 이런 심각한 상황 속에서 음식이 부족해 여아를 조혼시키거나 아동 노동으로 내모는 사례 역시 증가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아이들이 어린 시절을 빼앗기는 것을 보는 것은 정말 슬프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한 해 동안 난민 캠프 내 무장단체 간의 폭력이나 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력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아동에게 적대적이고 가혹하게 처벌하는 등 가정 내 폭력도 증가했다. 많은 아동이 폭력을 직접 보거나 경험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안전한 환경에서 아동의 심리적 응급 처치와 심리 사회적 지원 및 상담을 제공하며, 성폭력을 당한 여아와 여성에게 필수적인 건강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들은 상상할 수 없는 역경 속에 있지만 이곳에서 채소와 간식을 파는 등 작은 사업을 시작하거나 NGO 단체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는 등 긍정적으로 회복하고 있다. 물론 이들에게 인도주의적 지원은 여전히 필요하다. 방글라데시는 기후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있고, 콕스 바자르의 로힝야족은 안전하지 못한 환경에 살고 있다. 세계는 이들에게 등을 돌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 2017년부터 로힝야 난민 아동과 가족들을 위해 교육, 건강 및 영양, 음식, 물, 보호소, 아동 보호 서비스 등 인도적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는 2017년부터 로힝야 난민을 대상으로 약 23억 8천만 원 규모의 인도적지원 사업을 진행했으며, 올해부터 오는 2024년까지 로힝야 난민과 수용 국가의 취약 가정을 대상으로 약 90만 달러, 한화 13억 원 규모의 아동보호 및 생계지원 사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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