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하나님!
모세는 태어나서 마흔이 될 때까지 이집트 공주의 아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뒤 여든까지 40년은 양을 치는 목자로 살았습니다. 모세가 하나님께 출애굽의 지도자로 부름을 받았을 때 그의 손에는 지팡이가 있었습니다. 목자와 함께 하는 지팡이입니다. 피곤할 때 몸을 의지하기도 했고, 짐승이 달려들 때는 짐승을 쫓아내는 데 사용했습니다. 이집트 왕이 볼 때 하찮은 지팡이였습니다. 그러나 이 지팡이는 뱀이 되기도 하고 강물을 피로 변하게 하기도 했습니다. 하나님의 능력을 보여주는 지팡이였습니다. 홍해 바다도 이 지팡이로 갈랐습니다. 또 광야에서 물이 떨어졌을 때 반석을 쳐서 물을 솟아나게 한 것도 이 지팡이입니다.
이렇게 볼품없는 나무 지팡이 같은 모습으로 예수님은 세상에 오셨습니다. 우선 베들레헴에서 탄생하신 일입니다. “너 베들레헴 에브라다야, 너는 유다의 여러 족속 가운데서 작은 족속이지만, 이스라엘을 다스릴 자가 네게서 내게로 나올 것이다.”(미5:2) 그는 이 땅에서 언제나 낮은 모습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십자가를 지시려고 예루살렘으로 가시는데 제자들은 서로 높아지겠다고 다툽니다. 높아지려는 욕심과 예수님을 본받는 것은 함께 할 수 없습니다. 높아지려는 욕심은 예수님을 본받는 데 걸림돌이 될 뿐입니다. 섬김을 받아야 큰 사람이라지만 예수님은 섬기는 사람이 큰 사람이고 종이 되어야 으뜸이 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누구보다도 주는 기쁨을 아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낮아지는 기쁨을 알게 하옵소서. 억지로 주고 억지로 낮아지고 억지로 섬기는 것이 아닙니다. 자원해서 주고 낮아지고 섬기는 사람. 그러면서 기쁨을 누리는 사람이 되게 하옵소서. 부모가 자녀를 위해 희생하는 것이 억지로 하는 희생입니까? 기쁜 마음으로 주고 희생하는 하나님이 주신 본마음입니다. “서로 도우며 참사랑으로써 주 하나님을 섬기니 한 형제자매라.” 저에게 높아지려는 욕심이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섬김과 희생의 본을 보여주시고 섬기는 자가 큰 자요, 종이 되어야 으뜸이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따르겠습니다. 주는 기쁨, 낮아지는 기쁨, 희생하는 기쁨을 갖게 하옵소서.
사랑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찬송가 219장)
■ 연요한 목사는 숭실대와 숭의여대에서 교수, 교목실장으로 일했으며, 한국기독교대학 교목회 회장, 한국대학선교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 〈기도시집 香〉, 〈주를 대림하는 영성〉, 〈성서다시보기〉(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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