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받는나라만들기 국민운동본부(이하 존경받는나라운동, 대표 김진호 목사)와 서울시교육청, 경기도교육청, 경상북도가 공동주최하고 서울특별시 등이 후원하는 ‘공적개발원조(ODA) 증액 촉구 시민·청소년 행진’이 20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진행됐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임태희 경기도 교육감, 서정숙 의원, 지덕 목사 등 각계 인사와 서울, 경기, 경북에서 온 시민과 청소년 등 1천여 명이 참여한 이 날 행사는 2시간여의 다양한 문화 공연과 순서로 진행됐다. 이후 참석자들은 ‘해외 원조의 획기적 증액을 원한다’, ‘가난한 나라를 돕는 존경받는 나라 대한민국’, ‘가난한 나라를 열심히 돕는 대한민국’ 등이 적힌 손피켓을 들고 30여 분간 청계광장에서 서대문역까지 도보 행진을 했다.
존경받는나라운동은 이날 전 세계의 원조를 받아 6.25 전쟁의 폐허를 딛고 선진국의 반열에 올라선 대한민국이 이제 받은 은혜를 갚아야 한다며 가난한 나라를 위한 ‘공적개발원조(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의 획기적 증액’을 강력히 촉구했다.
2022년 현재 우리나라의 ODA 지원 규모는 27.9억 달러로, 현재 OECD 30개 회원국 중 지원 규모 순위로는 16위이다. 이는 2010년 한국이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한 해 지원한 11.7억 달러보다 약 2.4배 증가한 규모다. 하지만 국민총소득 대비 ODA 비율은 지난 수년간 OECD 평균인 0.33%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0.16% 전후로, 2022년에는 0.17%였다. 현재 국제연합(UN)이 권고하는 ODA 비율은 0.7%이며, 이에 해당하는 나라는 네덜란드,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룩셈부르크, 독일 등 6개 나라에 불과하다. 다행히 작년 우리 정부는 2023년 ODA 예산을 전년 대비 21.3% 대폭 확대해 약 4조 7천억 원을 확정했다.
이날 존경받는나라운동 대표인 김진호 전 감리교 감독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그동안 ‘잘살아 보세’가 국가목표였지만, 이제는 세계로부터 존경받는 나라가 되자는 국가목표를 가져야 한다”며 “이 행진은 국가가 예산을 논의하는 시점인 매년 5월에 청소년들과 함께 행진하면서 10년째 0.016%인 한국 ODA를 매년 0.1%씩 높여 10년 후에는 1%까지 올라가, 전 세계에서 가장 열심히 가난한 나라를 돕는 국가를 만들자는 것”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이어 “한국이 그러한 나라가 되려면 경제도 크게 성장해야 하지만, 가난한 나라를 돕자는 국민적 공감대가 커져야 한다”며 “특히 청소년들이 어려서부터 나눔교육을 받고 이런 행진에 동참해야 나라의 미래가 밝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특별히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임태희 경기도 교육감이 같이 참여하면서 내년에는 서울 뿐 아니라 인천, 대전, 대구, 부산, 광주, 전주, 제주에서도 ‘시민·청소년 행진’을 하는 길이 열리게 되었고, 좌우가 더 높은 국가목표를 위해 같이 행진함으로써 극단적인 편가르기를 극복하는 계기도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운동은) 미래시장을 개척하는 일이고 수출과 수주가 늘고 국제적 영향력, 국격이 높아지는 일”이라며 “내년에 8개 도시에서 행사하면 교회들이 더 열심히 동참하고 불교와 천주교도 같이 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를 전했다.
김진호 목사는 이어 “우리나라 지도자들이 앞장서고, 미래의 주인공이 될 청소년들이 의식을 가지면 10년 후에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어려운 사람을 돕는 나라로 인정받게 되고 존경받는 나라가 될 것”이라며 “하면 되고, 우리는 할 수 있다. 세계에서 가난한 사람들을 가장 열심히 도와주는 성숙한 대한민국을 이루는 일에 생각과 뜻을 모으고, 위대한 시작을 하는 5월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1부 식전행사는 배우 서동현 씨의 사회로 홍보영상 상영과 오케스트라 연주, 난타, 부채춤, 장구춤, 발레, 올월드 댄스, 류제리 교수 등 다채로운 문화공연 무대가 펼쳐졌고, 기도로 시작한 2부 순서는 개그맨 김종석 씨의 사회로 국민의례, 김진호 전 감독회장의 대회사, 조희연 서울교육청 교육감, 임태희 경기도교육청 교육감의 축사, 이철우 경상북도지사와 오세훈 서울특별시장의 영상 축사,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 존경받는나라운동 공동대표 지덕 목사의 축사, 운영위원장 서경석 목사의 광고 등으로 진행됐다.
조희연 교육감은 “지구촌의 가까운 이웃과 먼 이웃들로부터 진정으로 존경 받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소망이 있다. 오늘 이 자리가 그런 소망으로 가는 중요한 작은 첫걸음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민주시민교육을 중요한 교육의 가치로 지향해 왔다면, 민주시민 교육을 계승하면서도 그것을 뛰어넘어 세계 시민 교육, 혹은 세계 시민형 교육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해야할 것”이라며 “오늘 주제인 지구촌의 많은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나누는 국제개발협력도 세계 시민형 교육에 포함되며, 굉장히 중요한 현장 체험 교육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여 기꺼이 동참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임태희 교육감은 최근 발목을 다쳐 휠체어를 타고 행사에 참석했다. 임 교육감은 “우리가 이웃을 돕는 것은 마음이 있어야 되고, 거기에 따른 정이 있어야 되고 정신이 있어야 된다. 그런 점에서 이 자리는 그러한 뜻과 마음, 행동을 할 수 있는 열정을 모두 가진 분들이 함께하고 계셔서 더욱 감사하다”고 말했다. 임 교육감은 “대한민국은 일 많이 해서 잘사는 나라만으로는 부족하다. 이 시간이 존경받는 대한민국, 세계적으로 존중받는 대한민국으로 가는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기대를 전했다.
이철우 도지사는 영상 축사를 통해 “대한민국도 세계 사람들이 오고 싶은 나라가 될 만큼 봉사하고 도와주는 나라가 되어야 할 것”이라며 “경상북도는 새마을운동으로 세계에 많이 나가 있는데, 앞으로 더 열심히 뛰어서 대한민국을 존경받는 나라로 만들어가겠다. 대한민국을 정말 살기 좋고 세계에서도 존경받는 나라로 만들어 가자”고 호소했다.
오세훈 시장은 영상 축사에서 “1960년대 최빈국이었던 대한민국은 선진국과 국제기구의 공적개발원조를 디딤돌 삼아서 오늘날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거듭날 수 있었고, 2010년에 OECD 개발원조위원회에 가입하면서 공식적인 공여국 대열에 합류했다”며 “서울시도 글로벌 약자와 동행하기 위해 개도국에 대한 ODA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앞으로도 서울시는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도움을 필요로 하는 도시와 함께 동행하면서 세계에서 존경받는 도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정숙 의원은 이날 “국격에 맞는 품격 있는 대한민국이 되기 위해 ODA를 0.1%씩 올려 원조하는 위대한 나라로 차근차근 실천해나가야 한다”며 “오늘 함께 걷는 힘찬 발걸음은 품격 코리아의 또 한 번의 위대한 여정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국회에서도 이 일에 관심 갖고 함께 손잡고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덕 목사는 “저도 93세인데, 말과 행동, 모든 삶을 조심 있게 하여 후배들과 청소년들에게 귀감이 되는 존경받는 사람이 돼야 겠다”고 말하고 “또 무슨 일이든지 대접을 받는 자가 아니라 대접해 줄 수 있는 위대한 신앙의 성숙한 사람으로 발전되고 변화되는 모습을 갖기 위해 (이 운동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서경석 목사(꿈이있는교회 원로목사)는 “대한민국을 존경받는 나라로 만들자는 이 운동이 현실적으로 이뤄질 수 있게 만드신 분이 바로 조희연 교육감, 임태희 교육감으로, 저는 (두 분이) 우리나라의 새로운 역사를 시작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희연 교육감은 진보쪽 인사이고 임태희 교육감은 보수쪽 인사로, 두 분이 자라나는 청소년을 세계 시민으로 키우는 일은 선진국인 대한민국의 교육계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결심하셨다”라며 “내년에는 전국의 모든 교육감과 손잡고 이 행진을 전국 8개 도시에서 이루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3부 순서는 보컬 가수 박완규 씨의 축하공연 후 청계광장부터 농업박물관, 서대문역까지 도보 행진으로 진행했으며, 애국가와 ‘아! 대한민국’을 합창한 후 해산했다. 올해 행진은 서울특별시, 경기매일, 대한투데이, 김포온세상교회가 후원했으며, 꿈이있는교회, 조선족사회발전연합, 재한동포리더연맹에 속한 중국 동포 40여 명이 이날 행사 현장에서 봉사했다.
한편, 존경받는나라만들기 국민운동본부는 2022년 2월 원로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가난한 나라를 가장 열심히 돕는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목표로 출범했다. 이에 먼저 기독교운동본부를 활성화하여 257명의 원로목사, 28명의 원로장로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향후 불교계와 천주교계의 동참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ODA의 획기적 증액을 촉구하는 행진’을 역점에 두고 올해 첫 행사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8개 도시에서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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