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와 대한불교청년회는 최근 차별금지법 발의가 철회된 것과 관련해 항의 성명을 내고 법 제정을 촉구했다. 특히 철회의 직접인 이유로 '일부 종교' 지목하며 우회적으로 개신교계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성명은 "포괄적 차별금지법안을 발의했던 야당 의원들이 입법예고까지 했다 철회한 것은 한 줌도 안 되는 일부 종교 세력의 지지를 잃을까 두려워 제풀에 무릎을 꿇은 게 아닌지 묻고 싶다"며 "차별금지법의 재입법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차별금지법이 시행되면 동성애가 만연하고 종북좌파 세력이 득세하게 된다는 일부 종교 세력의 궤변이 정당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제1야당을 자처하는 정당에서 국가 전체의 이익은 무시하고 일부 기득권 세력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민주통합당 김한길·최원식 의원은 일부 보수 기독교계가 반발하자 각각 발의한 차별금지법 제정안을 지난 4월 철회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살아있는 모든 존재는 저마다 모두 소중하다.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모든 차별을 없애야 한다.
얼마 전 국회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입법예고 하였다. 입법예고 상의 법안 제안 이유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대부분의 인권 선진국들이 채택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유엔 인권이사회, 유엔 경제문화사회적 권리위원회 등에서 차별금지법 채택 권고 및 촉구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채택하지 못 하고 있으며 이는 국제사회에서의 한국의 위상에 맞지 않는 부끄러운 일이라고 하고 있다.
또한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목적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평등이라는 헌법이념을 실현하기 위하여 성별ㆍ나이ㆍ용모ㆍ지역ㆍ학력ㆍ혼인상태ㆍ종교ㆍ정치적 성향ㆍ가치관 등을 이유로 한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는 차별을 금지ㆍ예방하고 불합리한 차별로 인한 피해를 구제하기 위한 것으로서, 이는 대한민국헌법 및 국제 인권규범의 이념을 실현하고 전반적인 인권향상과 사회적 약자 및 소수자의 인권보호를 도모하고 향후 입법ㆍ사법ㆍ행정 등 국가 활동의 기준과 방향을 제시하여 국민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차별이 없는 사회를 구현하려는 것이라고 한다.
부처님께서는 모든 살아있는 존재는 서로 의지하고 살아가며 저마다 소중하므로 차별이라는 것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된다고 가르치셨다. 차별금지법을 통해 모든 차별을 없애는 것이 바로 부처님의 가르침인 것이다. 비록 부처님의 가르침이나 선진국에 비하면 한참이나 늦었지만 진작에 입법되었어야할 당연한 법안이 이제라도 입법되는 것이 다행이며 이는 우리나라가 진정한 민주주의로 한걸음 더 다가서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입법예고까지 끝난 당연히 입법되어야할 법안이 다른 누구도 아닌 법안 발의자에 의해 발의 자체가 철회되는 웃지 못 할 촌극이 벌어졌다. 그것도 제1야당이라고 자처하는 야당의 의원이 벌인 일이다. 당사자들은 이 촌극에 대해, 입법 자체를 포기한 것은 아니며 시기적으로 반대의 여론이 극심하여 합리적 토론이 불가능하므로 추후에 다시 입법을 추진하겠다며 궁색한 핑계를 대고 있다. 차별금지법이 시행되면 동성애가 만연할 것이며, 종북좌파세력이 득세를 하게 된다는 일부 종교 세력의 해괴한 궤변이 과연 정당한 반대의견인지, 그런 궤변을 늘어놓는 종교 세력이 애초부터 합리적 토론이 가능한 상대인지 당사자들에게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오히려 한줌도 안 되는 지지를 잃을까 두려워 제풀에 무릎을 꿇은 것이 솔직한 속내는 아닌지 묻고 싶다.
야당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가. 집권 여당이 옳지 않은 방향으로 국정을 운영할 때 국가전체의 이익을 위해 국민을 대변하여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존재의 이유가 아닌가.
현재 우리나라의 대통령인 박근혜 대통령조차도 대통력직인수위 시절 차별금지법 제정을 국정과제로 내세웠을 정도로 차별금지법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며 국가전체의 이익을 위한 길임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제1야당 이라고 자처하는 정당에서 앞장서서 국가전체의 이익은 무시하고 일부 기득권 세력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는 것을 우리는 도저히 이해할 수도 용납할 수도 없다.
한 줌도 되지 않는 일부 기득권 세력의 힘보다 수많은 국민의 힘이 더 강하다는 것은 반만년의 역사 속에서 수도 없이 확인된 진리이다. 진정 국민을 위한 야당, 국민을 위한 정치인이 되고 싶다면, 두 번 다시 이번과 같은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할 것이며, 조속히 차별금지법의 재 입법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다시 한 번 엄중히 촉구하는 바이다. 즉각 차별금지법 입법을 추진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