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여성들이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설립 10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해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실태를 고발하며 "북한 전체가 감옥이다"고 증언했다. 유럽의회는 북한의 인권 유린이 심각하다며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유럽의회는 14일(현지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북한인권, 특히 정치범 수용소 문제를 집중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회의를 주최한 미힐 호헤빈 의원은 국제사회가 그동안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등 정치·군사적 문제에 집중해왔다며 북한 주민들이 겪고 있는 심각한 인권 유린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나선 미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COI 북한인권 보고서가 나온지 10년이 지났지만 실질적인 문제 개선을 위한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과 한국 정부 모두 북한 인권 문제를 도외시했다"며 대북정책에서 이 문제를 우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행사에는 탈북 후 한국에 정착하기 전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됐던 북한 인권단체 '노체인'의 정광일 대표를 포함해 탈북 여성 2명도 참석해 증언에 나섰다.

신변 보호를 위해 이름을 밝히지 않은 탈북 여성 A씨는 "기본적인 식사는 커녕 식수조차 제대로 제공되지 않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가혹한 노동과 언어적·신체적 학대를 받았다"며 "북한 사회 전체가 감옥과 같다"고 탄식했다.

A씨는 "북한에서는 죄가 없어도 가둔다. 북한 전체가 감옥이다. 먹고 살려고 움직이는 걸음걸음이 저촉됐고, 죄가 됐다"며 "수많은 사람이 죽어가고 있다. 북한의 인권 실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더 알아주시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탈북 여성 B씨 역시 영양 결핍과 열악한 의료 서비스로 수감 당시 수백 명의 수감자들이 사망했고, 시신을 불태웠던 기억을 전하면서 국제사회가 북한의 심각한 인권 유린 실태에 대해 인식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정광일 대표는 김정일 국방 위원장 통치 당시 국제형사재판소(ICC)까지 찾아가 북한 지도자의 제소 여부를 문의하는 등 북한 당국에 실질적인 책임 규명을 위한 노력을 했지만 여전히 어떠한 변화도 보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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