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와 시리아를 덮친 대지진으로 인명 피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으며, 혹한의 날씨가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영하의 기온 속에서 옷가지도 제대로 걸치지 못하고 급하게 건물에서 도망쳐 나온 주민들은 한순간에 삶의 터전을 잃었다.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건물 잔해에 깔린 사람들로 인해 부상자와 사망자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무사히 대피했지만, 갈 곳이 없는 아동과 가족들은 눈이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 추위에 떨며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피해가 커짐에 따라 지원 목표를 기존 2백만 달러에서 1억 달러, 한화로 약 1,250억 원 규모로 상향 조정하고 인도적 지원에 나선다고 밝혔으며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는 10억 원의 지원을 결정한다고 밝혔다.
지난 6일 발생한 두 번의 지진으로 현재 튀르키예, 시리아 양국에서 사망자 수가 11,000명을 넘어섰고 수만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으며, 아동 140만 명을 포함해 2천3백만 명이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튀르키예는 최근 25년 동안 규모 7 이상의 강진이 일곱 차례 발생했으며 1999년 8월에 같은 규모로 발생한 지진은 1만 7천 명의 목숨을 앗아간 전례가 있다. 시리아 역시 12년간 이어온 분쟁으로 경제적 위기, 기아 위기가 만연했으며, 이번 지진으로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시리아 북서부 지역에 사는 아민(가명, 11세)은 “동생들과 잠을 자던 중에 지진을 느꼈다. 지진이 잠잠해져서 밖으로 나가려는데 뭔가가 문을 막고 있었고, 어떻게 탈출해야 할지 몰랐다. 그러다 창문을 열고 밖으로 뛰어내렸다. 두려움이 저를 창밖으로 뛰어내리게 한 것 같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려 있다가 구조된 비랄(가명)씨는 “밖에서 소리가 들려 누군가 바깥에 있다는 걸 알았다. 우리의 목소리도 들렸는지 사람들이 잔해를 치우기 시작했고 밝은 빛이 들어왔다. 저희를 도와준 이웃과 구조대에 감사드린다. 저는 머리를 다쳤고 아들도 가벼운 두개골 골절을 입었지만, 더 심각하지 않음에 감사하다”고 했다.
현재 세이브더칠드런은 튀르키예, 시리아 현지 사무소에서 인원을 긴급 파견해 구호 활동을 펼치고 있다. 8일과 9일 튀르키예 하타이의 임시 대피소에서 약 500명분의 따뜻한 음식를 제공했으며, 담요와 겨울 의류, 음식, 이유식, 물, 연료, 위생 키트 및 비상 키트로 피해 지역사회를 지원할 준비 중이다. 시리아 북서부 지역에서는 현지 파트너들과 함께 1,500개의 즉석 식사와 추가 식량, 텐트, 비상 키트를 전달했으며, 현장의 잔해를 정리하며 보건소의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튀르키예 하타이에서 구호 활동 중인 세이브더칠드런 튀르키예 긴급대응팀 베르나 코로글루는 "지진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충격을 받았다. 부모들은 아직 잔해에 깔린 자신의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으며, 계속 구조되고 있다"며 "이들은 제한적으로 위생 시설을 이용하고 음식을 제공받고 있다. 집과 학교가 무너지는 것을 본 아이들의 심리적 응급처치 지원도 필요하다. 국제사회는 현지의 인도주의 활동가들을 지원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해야 한다"고 했다.
세이브더칠드런 시리아의 커뮤니케이션 책임자 캐스린 아킬레스는 "지진 발생 전에도 시리아 난민 캠프의 삶은 매우 어려웠고, 살아남기 위해 인도적 지원에 의존했다. 아이들을 포함해 많은 사람이 아직 잔해 속에 갇혀있을 수 있다는 점이 무척 걱정된다. 지금 시리아는 몹시 춥고, 아이들은 추운 날씨 속의 두려움에 떨면서 야외에서 잠을 자고 있다.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선 긴급한 인도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한편, 세이브더칠드런은 이번 튀르키예 지진 피해를 본 아동과 가족을 위한 긴급구호 모금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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