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검찰이 낙태 클리닉 밖에서 조용히 기도한 혐의로 체포된 낙태 반대 운동가에 대해 불기소를 결정했지만 향후 동일한 범죄에 대해 추가 기소될 수 있는 문을 열어두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비영리 법률단체인 ADF UK는 최근 성명을 통해 검찰이 낙태 반대 운동가인 이사벨 본-스프루스(Isabel Vaughn-Spruce)에게 영국 버밍엄에 있는 낙태 클리닉 밖에서 평화롭게 기도했다는 혐의를 기각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그들은 사건과 관련된 새로운 증거를 입수하면 기소가 “다시 시작될 수 있다”고 그녀에게 말했다고 한다.
스프루스의 체포는 버밍엄 시의 공공 공간 보호 명령 이행에 따른 것이었다고 한다. 해당 명령은 버밍엄 킹스 노튼에 있는 BPAS 로버트 클리닉 주변 지역에서, 낙태 서비스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 승인 혹은 비승인 여부와 관계 없이 항의성 행동이나 그러한 행동의 시도를 어떤 방법으로든 금지하고 있다고. 그리고 이 명령은 기도를 금지되는 활동들 중 하나로 식별했다고 CP는 전했다.
그러나 스프루스는 낙태 반대 활동가들에게 선례가 될 명확한 판결을 법정에서 받아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그녀는 “내가 공공장소에서 머리 속으로 기도했다는 이유만으로 체포되어 범죄자가 된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그녀는 “소위 ‘완충 구역 법안’으로 인해 저와 같은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임신 위기에 처한 여성에게 자선 지원을 제공하거나 단순히 머리 속으로 기도하는 등 선하고 합법적인 활동을 하고 범죄자 취급을 받으며 심지어 법정에 서게 될 것”이라며 “약간의 도움만 있다면 낙태를 피하고 싶어하는 여성들을 지원하는 중요한 일을 계속할 수 있다는 것이 저에게는 중요하다”고 했다.
그녀는 “나의 법적 지위에 대한 명확성”을 갖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고 CP는 전했다.
그녀는 “우리 중 많은 사람들이 마음 속으로 조용히 기도하는 것이 여전히 합법적인지에 대한 답이 필요하다”며 “그래서 법정에서 내 혐의에 대한 평결을 받아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ADF UK의 제레미야 이구누볼레(Jeremiah Igunnubole) 법률 고문은 성명에서 스프루스에 대해 “단순히 (그녀의) 생각 때문에” 체포됐다며 “누구도 조용히 기도하고 사적인 생각 때문에 기소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구누볼레 법률 고문은 “처음에 그러한 생각들을 혐의를 정당화하기에 충분한 증거로 간주한 다음, ‘증거 불충분’으로 인해 혐의를 중단하고, 그 다음에 이미 불분명한 혐의와 관련된 추가 증거가 곧 나올 수 있다고 경고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것”이라며 “이것은 표현의 자유와 사상, 양심 및 신념의 자유에 오싹한 영향을 미치는 처벌이 되는 과정의 분명한 사례”라고 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 생명의 행진’(March for Life UK)의 책임자인 스프루스는 지난해 12월 6일 낙태 클리닉 밖에서 체포됐다.
체포 장면이 담긴 영상에는 경찰관이 그녀에게 왜 시설 밖에 서서 “기도하고 있느냐”고 묻는 모습이 담겨 있다. 그녀는 “소리 내는 것이 아니라 머리 속으로 기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라고 대답했다.
경찰관은 그녀에게 자발적으로 경찰서에 동행해 이와 관련한 몇 가지 질문을 할 수 있는 물었다고 한다. 그녀가 거절하자 그는 공공 공간 보호 명령을 준수하지 않은 혐의로 그녀를 체포했다. 경찰은 그녀에게 수갑을 채우지 않았지만 오랫동안 수색했다고 한다.
그녀가 체포된 직후 ‘CitizenGo’라는 단체는 수엘라 브레이버만(Suella Braverman) 영국 내무장관에게 낙태 반대 운동가에 대한 모든 혐의를 철회할 것을 촉구하는 청원을 시작했다. 3일 아침 거의 56,000명의 서명을 받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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