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최근 현실적인 삶에 대한 고민 걱정 두려움이 있고 미래에 대한 두려움도 많습니다. 현재보다 나중의 처지가 더 힘들어지지 않을까 또는 어떤 일에 실패하지 않을까 비성경적인(?) 고민을 하게 됩니다. 제가 현재 불신자 또는 믿어보려고 하는 정도이다 보니 이런 상황에서 크리스천이라면 어떤 마음가짐으로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예컨대 제 개인의 현실적 삶의 문제에 대해 기도를 드려도 되는지, 만약 드린다면 어떠한 방향으로 기도를 드려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미래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느낄 때마다 어떤 태도를 지녀야 하는지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기도를 드린다면 어떻게 기도를 드리면 되는지요?
[답변]
질문이 기도에 대한 단순한 내용 같아도 정답을 말하려면 기독교 신앙 전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차원과 연결됩니다. 구체적으로 다 설명할 수는 없기에 먼저 가장 중요한 요점만 아주 간략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전지전능한 절대자에게 의지하여 삶의 고난을 해결 받거나 마음의 안정을 얻을 수 있다는 나름의 방안은 세상 모든 종교가 다 제공합니다. 심지어 종교 없이 인간적 노력으로도 스스로 소원하는 수준까지는 가능합니다. 기독교는 그런 식으로 단순히 절대자 하느님에게 현실 문제 해결만 받는 차원이 아닙니다. 성경에 계시 된 하나님의 절대적 진리를 체험적으로 믿어서 자신의 존재와 삶과 인생에 그 진리를 구현하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긍휼로 죄에서 구원받아 그분의 지속적인 은혜 안에서 그분이 가신 길을 실제로 따라 걸어가는 여정이 기독교의 믿음입니다. 그러나 인간 스스로는 이런 믿음을 가질 수 없고 성령님이 간섭해서 예수님의 십자가 은혜를 깨닫게 해주시고 그 후로도 그분을 따라가는 믿음의 길로 이끌어주셔야 합니다. 이처럼 기독교 신앙의 내용이 다른 종교와 다르기에 그 기도도 본질적으로 달라야 하는 것은 분명 성경적 진리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대체로 기독교 신앙의 본질이 뭔지 전혀 모른 채 다른 종교처럼 절대자에게 현실 문제만 의지해보고 싶은 마음으로 교회에 출석합니다. 실제 통계로도 성인이 되어서 교회의 문을 두드리게 되는 계기나 이유 중의 대부분이 자기 힘으로 도저히 감당하지 못하는 개인적 고충 때문이라고 합니다. 인간은 자기 삶과 인생이 자신의 계획과 노력대로만 되지 않고 뭔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거대하고도 거룩한 힘이 좌우하고 있다는 사실을 조금이라도 인식해야 비로소 절대자를 찾게 되기 때문입니다. 아무 문제 없이 잘 나가는 사람은 스스로 하나님을 찾는 법은 거의 없습니다. 질문자님이 겪는 고난도 당신을 찾게 하려는 하나님의 광대하시고도 완벽하신 계획과 섭리 안에 이미 포함되어 있었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성령으로 거듭나서 믿음을 온전히 가진 후에도 신자로선, 그 영원한 신분이 ‘세상에 속한 것’(of the world)은 아니지만, 여전히 ‘이 땅 안에서’(within the world) 살아가야만 합니다. 매일 현실의 삶에서 세속적인 문제들과 부대끼면서 불신자 시절과 동일한 고민과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여전히 어리석고 연약한 체질을 지닌 피조물인지라 믿음과 상관없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미래에 대해 불안감이 생길 수 있습니다. 거기다 신자가 되었어도 자신만 높이려던 이전의 교만과 욕심이 아직 살아 있는 죄가 많은 존재입니다. 수시로 이기적 소원과 계획을 세워서 실현하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아무리 믿음이 좋아도 범사에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고 사전에 그에 합당한 계획만 세울 수 없기에 그분의 뜻에 맞는 기도는 더더욱 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신자가 되어서도 자기가 소원하거나 계획한 일이나 현재 닥친 현실적 문제와 환난을 두고 기도해도 됩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도 성령님의 위로로 덜어달라고 기도해도 됩니다. 현실 고난 때문에 이제 막 교회를 찾은 초신자로선 더더욱 자신의 문제 해결을 위해서 기도할 수밖에 없고 또 그래야만 합니다. 그러나 계속해서 단지 그런 문제 해결만 목적으로 신앙생활을 해선 안 되며 진정으로 마음을 열고 예수 그리스도 구원의 은혜를 사모하면서 성실히 교회 활동에 참여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차츰 성경의 진리가 깨달아지고 예수님을 온전히 믿게 되는데, 그런 신앙의 성장 과정에 맞춰서 기도도 점점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내용으로 바꿔나갈 수 있게 됩니다.
질문자님은 스스로 말씀하셨듯이 현재 불신의 단계를 갓 벗어나 믿어보려고 하는 단계입니다. 현실 삶의 모든 고난, 문제, 소원, 계획 등 무엇이든 하나님께 의지하고 싶은 내용이 있으면 진솔하게 간절히 토로하시면 됩니다. 의도적으로 불법과 부정한 일을 도모하지 않는 한에는 말입니다. 알게 모르게 개인적 이기적 욕심과 교만이 개입되어도 됩니다. 말씀드린 대로 처음에는 그런 기도가 대부분일 수밖에 없습니다. 일단은 하나님 앞에 겸손히 엎드려 그분의 은혜를 구하는 기도를 한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고 하나님도 기쁘게 받으십니다.
그럼 아무리 큰 고난도 너무나 신기하게도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는 방식으로 아주 쉽게 해결 받을 수 있습니다. 기도의 초기 단계에선 전지전능하시고 거룩하신 하나님이 살아계시고 그분이 나의 모든 문제를 알고 계시며 나의 기도를 응답해주셨다는 확신을 심어주려는 뜻이 먼저입니다. 일단은 당신을 의지하게 하여서 범사에 쉬지 말고 기도하도록 이끄시는 과정입니다. 고난 해결의 기도는 믿음이 생기게 인도하는 최초의 과정입니다.
자꾸 그렇게 기도해 나가다 보면 자기가 소원했던 방식의 응답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자기가 계획했던 것보다 훨씬 더 선하고 완벽하게 응답됩니다. 나아가 예상치도 않았던 그분의 의로운 열매까지 맺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신자더러 기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나아가 신자 개인에 대해 당신께서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그 열매를 통해서 조금씩 깨닫게 해주려는 뜻입니다.
미래 일의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있는 그대로 마치 부모나 아주 친한 친구에게 모든 속사정을 털어놓듯이 자신의 말로 육하원칙을 갖춘 정확한 문장으로 (속으로든 작은 소리를 내든) 고백하십시오. 그럼 성령님이 의롭게 간섭하여서 어느샌가 자기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고 염려가 사라집니다. 마찬가지로 하나님이 나의 모든 것을 속속들이 알고 계시며 이 기도를 듣고 있다는 확신이 서면서 평강은 물론 자유와 기쁨까지 얻을 수 있습니다. “주께서 내가 앉고 일어섬을 아시고 멀리서도 나의 생각을 밝히 아시오며 나의 모든 길과 내가 눕는 것을 살펴 보셨으므로 나의 모든 행위를 익히 아시오니 여호와여 내 혀의 말을 알지 못하시는 것이 하나도 없으시니이다 주께서 나의 앞뒤를 둘러싸시고 내게 안수하셨나이다 이 지식이 내게 너무 기이하니 높아서 내가 능히 미치지 못하나이다.”(시139:2-6)
한 가지 기억해야 할 사항은 기도가 단번에 도깨비방망이처럼 응답이 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꾸준히 하나님의 방식으로 완전히 응답될 때까지 기도해야 하며 반드시 영적으로 이전과는 전혀 다르게, 정확하게 말해 정반대로 거룩하게 자라나가는 과정을 동시에 거쳐야만 합니다. 기도에서부터 과장 가감 가정 거짓 없이 진솔하게 자기 속내를 전부 털어놓아야 하며, 하나님의 은혜로운 간섭을 마음을 열고 진심으로 또 간절히 소원해야 합니다. 어떤 결과로 응답되더라도 순종하겠다는 자세가 되어있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기도와 동시에 반드시 성경을 통해 예수님과 그분의 십자가 구원 진리에 대해서 정확히 배워나가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일단은 마음이 가는 대로 무엇이든 하나님께 정확한 문장으로 아뢰시면서 예수님에 대해서 배워나가시면 됩니다. 진심으로 겸손한 마음이라면 성령님의 거룩한 간섭과 인도가 따를 것입니다. 그런 과정들이 쌓이면서 차츰 형제님 스스로 기도와 믿음에 대해 조금씩 더 깊이 알게 되고 또 그 깨달은 바를 삶에서도 실현해 나가게 될 것입니다.
2023/1/25
* 이 글은 미국 남침례교단 소속 박진호 목사(멤피스커비우즈한인교회 담임)가 그의 웹페이지(www.whyjesusonly.com)에 올린 것을 필자의 허락을 받아 게재한 것입니다. 맨 아래 숫자는 글이 박 목사의 웹페이지에 공개된 날짜입니다.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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