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가 지나고 새 해가 왔다.
우리는 새 해를 준비하며 무엇인가를 계획하고, 또 하나님께 무엇인가를 소망하기도 한다.
그런데, 누군가의 영적인 계절은 여전히 차디찬 겨울일 수도 있다. 여전히 우리 마음 속에는 원했지만 이루지 혹은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동경, 그로인한 서운함, 자기에 대한 연민, 그럴 듯하게 포장됐지만 애매하게 찝찝한 욕망, 이해되지 않는 현실, 향방 없이 떠도는 우리의 마음 등등.
이런 마음으로는 새 해를 하나님의 인도하심 가운데로 깊이 들어갈 수가 없겠다. 어떻게 해야 할까? 필자는 ‘라떼 한 잔’을 권하고 싶다.
이제 ‘쓰디 쓴 라떼’ 이야기를 해 보겠다.
영감 있는 송라이터 ‘맷 레드먼’의 너무나도 유명한 ‘Bless Be Your Name’(주이름 찬양)은 ‘9.11사태’ 즉, 2001년 9월 11일 국제 테러리스트 ‘알 카에다’의 ‘뉴욕 쌍둥이 빌딩 테러’ 이후에 이를 위한 ‘애가’로서 맷과 베스 레드먼 부부에 의해 지어졌다.
멧 레드먼은 9.11사태 이후, 이에 대해 “교회의 찬양 중에 이 삶의 어두운 시간에 대한 적절한 표현과 노랫말이 매우 적다는 것이 나를 놀라게 했다. 우리는 고통스럽고 쉽지 않은 계절을 마주하고 있다. 이 시간 가운데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우리가 가져야 할 목소리를 찾아야 한다. 교회와 참으로 세상에는 ‘애곡의 노래’(Lamentation)가 필요하다”라고 했다.
# Matt Redman의 곡 ‘Bless Be Your Name’(주이름 찬양) 영상 바로가기 LINK
이런 배경에서 그의 노래의 가사를 몇 군데 살펴보자.
이 곡의 Pre-Chorus 부분에 ‘모든 축복 주신 주님 찬양하리’로 번역된 이 부분의 영어 가사는 ‘Every blessing you pour out I’ll turn back to Praise’로 ‘주님께서 부어 주신 모든 축복을 내가 찬양으로 돌려드릴 것이다’이다. 미묘한 차이일 수는 있지만, 원곡의 강조점은 ‘축복을 받는다’라기 보다는 ‘축복을 돌려 드린다는 것’인 듯하다. 의지가 섞인 능동적인 표현이다.
‘브릿지’부분에서는 ‘You give and take away, you give and take away’ 즉 ‘주님은 주시고, 주님은 찾으시네’라는 가사가 나온다. 언뜻 이게 무슨 말인가 싶다. 물론, 전도서의 기자는 전도서 3장 1~8절에서 범사에는 하나님의 때와 기한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이 우리의 것을 가져갈 때에, 우리는 쉽사리 의문과 혼돈을 그칠 수 없다. ‘그런데 이런 것(줬다 뺏는 것)이 나에게 다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고 자문할 때가 많다. 적어도 필자인 나는 그랬다.
다른 곡을 살펴보자. 2014년 출시된 예수전도단 화요모임의 ‘소규모 예배 프로젝트’ 앨범 중 찬송가 ‘예수 따라가며’에는 이런 가사가 있다. 4절의 시작이다. ‘우리 받은 것을 주께 다 드리며 크신 사랑을 깨닫겠네’. 이성적인 사고로는 쉽사리 이해되지 않는 표현이다. ‘우리의 것을 다 드려서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는다...’ 왜냐면 인간은 본성적으로 받으면서 사랑을 깨닫지 않는가? 내가 원한는 것을 내가 원하는 때에 받아야 사랑을 확인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왜 주신 것을 돌려받기를 원하시는가?
큰 차이는 없지만, 이 부분을 영어 표현으로보면 ‘But We never can prove, the Delights of His love until all on the Altar we lay’ 즉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제단에 내려놓기 전까지 우리는 그의 사랑의 큰 기쁨을 입증할 수 없다’라고 노래한다.
# 예수전도단 화요모임의 ‘예수 따라가며’ 영상 바로가기 LINK
필자에게 거창한 답은 없다. 배워가며 조금씩 깨닫는 바가 있다. 십자가의 역설 즉, 죽고 부활의 역설이 ‘가장 큰 단서이지 않을까’ 한다. 이에 대해 필자는 아직 다른 답을 찾지 못했다. 우리가 ‘가졌다 빼앗긴 나에게 가장 중요한 그것’을 십자가에 못 밖고 다시 부활시켜야 하는 것 같다. 이것은 단발적 사건인 경우가 드물다. 광야와 같은 인고의 시간과 과정이 필요하다.
‘가졌다 빼앗긴 것’은 십자가를 통해 성화의 과정을 건넌다. ‘줬다 뺏겨’서 서운한 마음이 만약 성화의 과정을 거친다면, 그래서 전과 명확히 다른 이후의 모습을 볼 수 있다면 그리고 그 큰 그림을 볼 수 있다면, 그 과정을 통해 ‘하나님의 성숙한 지혜’와 ‘깊은 사랑’을 체험하는 시간이 되겠다.
이제 얄팍한 묵상을 제쳐두고 음악을 들여보면 맷 레드먼의 명곡 ‘Blessed Be Your Name’은 찬양에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사실 더 설명이 필요하지는 않을 듯하다. 이 시대에 가장 영감있는 목소리 중 한 명으로 그의 노래를 직접 들어보는 것으로 충분하다.
예수전도단의 찬양 ‘예수따라 가며’는 임우진 간사의 노래는 작은 체구에서 꽉찬 노래가 꽤나 정갈하게 들린다. ‘의지하고 순종하는 길은 예수 안에 즐겁고 복된 길이로다’ 이것이 새로운 한 해를 살아가며 불려질복된 고백이 되기를 소망한다.
이것이 ‘쓰디 쓴 라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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