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신학도와 지성적 복음주의를 추구하는 청년들의 성경적, 신학적 고민들을 파헤치는 유튜브 채널 ‘오늘의 신학공부’의 장민혁 대표가 숭실대 권연경 교수(기독교학과)와 ‘진리는 하나인데 성서해석이 다양할 수 있는가?’에 관한 인터뷰 영상을 26일 게시했다.
권연경 교수는 서울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풀러신학대학교에서 M.Div와 예일대학교를 거쳐 런던킹스칼리지에서 ‘갈라디아서의 종말론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으며 신약학을 전공했다. 2003년 귀국 후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교와 안양대학교를 거쳐 2011년부터 숭실대 기독교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의 책 ‘행위 없는 구원’에서는 ‘통전적 제자도’에 대한 바울의 목소리를 담았으며, ‘갈라디아서 어떻게 읽을 것인가’는 위선적 영성에 빠진 교회를 향한 사도의 권면을 다뤘다. 이외에도 신약성서의 책들을 통해 한국교회의 현주소를 짚어보며, 성경의 내용과 우리의 현실의 접점을 찾아감으로 우리의 신앙이 삶에 실제적으로 스며들기를 권면하는 노력을 해왔다.
# 신학공부의 자세와 신약 성경의 공부 방법에 대한 조언
권연경 교수는 “신학을 공부하고 교회의 지도자가 되는 사람들은, 예를 들어 설교자만 되더라도 한편으로는 성서라는 세계를 이해하고 한편으로는 현실이라는 세계를 이해해야 한다. 이 두 세계에 ‘다리를 놓는 역할이 설교자의 역할’이다. 이 두 가지 다 늘 고민해야 하고, 애를 써야 하는 매우 지적인 작업”이라며 “그런 고된 작업을 통해 설교자의 역할을 감당하는 것인데, 신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공부를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시간이 남아도 공부를 하지 않는 담임 목회자들이 있다. 그런데 부목사들 같은 경우는 마음이 많이 안타깝다. 시간이 없다. 시간을 주지 않는다. 본인이 하기 싫어서라기보다는 여건 자체를 탓하고 싶다”며 “요즘 시대 설교의 청중으로 앉아있는 교인들 중에 신학책을 비롯해서 엄청난 독서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교인들 중에 똑똑한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말을 걸고 싶으면 결국 목회자 역시 상당한 노력을 들여 공부를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했다.
권 교수는 ‘성경 공부에 대한 조언’으로 “신학을 공부하는 경우와 아닌 경우가 조금 다를 수 있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하는 조언은 일단은 쉽게 알 수 있는 번역을 읽어보는 것이 좋고, 번역을 비교해 가면서 보는 것이 좋다. 적어도 2~3개 정도, 그런 습관을 들이기를 권유한다”며 “그것만 해도 상당한 수준으로 선명하게 ‘이게 이런 뜻이었구나’ 하고 성경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그런 작업을 하다 보면 질문이 생기고 사유가 시작된다”라고 했다.
이어 “개역개정번역같은 경우는 어렸을 때부터 워낙 익숙해서 모르면서도 모른다는 생각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안다는 착각 속에서… 그런데 쉬운 번역을 읽으면서 낮선 표현을 보다 보면 질문이 생기고 그런 과정들이 우리를 곰곰이 생각하게 한다. 그런 과정부터 시작하면 좋지 않을까”라며 “그러면서 해설이 담겨있는 책을 단 권으로 된 주석을 본다든지, 또 참고 도서 같은 것을 볼 수도 있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쨌든 텍스트를 선명하게 이해하기 위한 기본적인 노력들을 하면 좋겠다”라고 했다.
# 하나의 진리와 다양한 해석에 대해
권 교수는 “쉽지 않은 물음일 수도 있다. 우리가 추상으로 신학적 질문, 해석학적 질문으로 시작하면 갑갑할 수도 있다. 우리 현실부터 시작하면 오히려 다양한 관점을 우리가 좀 더 쉽게 수용할 수 있지 않을까”라며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사실이 교리적으로 잘못 유통하다 보면 ‘하나의 절대적인 답이 있고, 나머지는 절대 안 되고’ 그런데 그것은 우리가 머리 속에 생각해서는 그렇게 될 수 있지, 현실에서는 그것이 절대 그렇게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고린도전서 같은 경우는 11장 앞 부분에 여성의 헤어 스타일에 관해 바울은 제일 거칠게 요구한다. ‘딴소리 하지 마라’ 그런데 오늘 우리는 아무도 신경 안 쓴다. 아무리 보수적이어도”라며 “바울의 교훈의 제일 특징 중에 하나가 ‘사람마다 다르다’이다. 신학적인 원리가 있기도 하다. 그것은 굉장히 보편적, 포괄적이다. 바울이 자기 생각이 없는 것도 아니다. 자기 생각을 얘기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것을 유일한 가능성으로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나는 이렇게 생각하지만, 사람마다 다르다’라는 사실을 여러번 반복하면서 다양한 해법의 가능성을 열어둔다”라고 했다.
그는 “우리의 현실 속에서 다양한 의견들의 존재, 초대교회 같은 경우 사도행전 15장의 경우 ‘할례 문제’를 가지고 교회가 치열하게 싸운다. 동일한 그리스도인이지만 특정한 문제로는 치열하게 싸웠다. 물론 시대가 바뀜에 따라 그 문제는 해소되고 없어지겠지만”이라며 “이처럼 서로 다른 의견의 존재 자체가 하나님의 진리가 없어서가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의 진리를 우리의 구체적인 삶으로 연결하려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했다.
이어 “오히려 서로 다른 의견 나오는 것이 ‘이제 좀 구체적인 상황에서 이야기가 나오나 보다’하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점에서 우리가 다양한 생각들을 생생한 사유의 증거로 존중할 수 있지 않을까”라며 “인간의 현실 자체가 복잡하고 다양하니까, 그런 우리들에게 사유의 다양성은 오히려 우리가 함께 하나님께로 나가려 하는 살아있는 노력의 표현”이라고 했다.
이어 “그것을 우리가 좀 더 긍정적으로 바라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서로를 인정하며 서로 선을 넘지 않는 태도도 필요하다”며 “진리가 궁극적으로 하나라고 말을 할 수 있다. 왜냐면 하나님은 한 분이시니까, 하지만 그것이 우리의 삶에 만나는 방식은 다양할 수 있고, 그 다양함은 우리가 슬퍼하거나 두려워 할 것이 아니라 반가운 마음으로 마주해야 한다”라고 했다.
# 복음서의 다양한 해석
권 교수는 “복음서가 4권이 있는데 다 다르다. 어떤 사람은 다르다는 생각 때문에 조바심을 내고 깜짝 놀란다”며 “그런데 그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 때문에 마태 나름의 아주 선명한 그림이 그려져서 마태복음에서만 볼 수 있는 예수님의 모습을 강렬하게 만난다”고 했다.
이어 “마가처럼 해석을 상당히 삼가면서, 고난받는 메시야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제시만 하고 해석을 최대한 줄인다. 그 그림에 우리가 충격을 받을 수 있다”며 “누가는 누가대로 소외된 자를 찾아가시는 예수의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요한은 요한대로…”라고 했다.
그는 “다르다는 것이 오히려 우리의 예수 경험을 풍부하게 해주는 장치가 되는 것처럼 우리의 생각의 다름 역시 우리가 현실 속에서 하나님과의 만남을 생생하게 할 수 있게 해주는 살아있음의 표현으로 보면 좋지 않을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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