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뉴시스

러시아는 2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와 분쟁으로 서방 국가와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핵훈련을 실시했다고 AP통신과 타스 통신 등은 보도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이날 "이번 훈련은 러시아의 핵 공격에 대한 보복에 '대규모 핵 타격(massive nuclear strike)'을 시뮬레이션 하기 위한 것"이라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날 푸틴은 핵 훈련을 시찰했다.

이날 훈련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을 둘러싸고 러시아와 서방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루어졌다. 러시아가 핵무기에 대해 분명히 언급하면서 러시아 영토에 대해 공격하는 것을 막기 위한 가능한 모든 수단을 사용할 준비가 돼있다는 앞선 푸틴의 경고에 따른 것이다.

훈련에서는 야르스에 기반을 둔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이 북부 플레세츠크 발사장에서 시험 발사됐다. 바렌츠해에 있던 러시아 핵잠수함은 러시아 극동지역 캄차카 반도의 쿠라 사격장에서 시네바 ICBM을 발사했다. 러시아 장거리 전략폭격기 투폴레프-95(Tu-95)도 연습 목표물을 향해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

크렘린궁은 성명을 통해 이번 훈련을 위해 설정된 모든 임무를 완수했으며, 시험 발사된 모든 미사일이 지정된 목표물을 명중시켰다고 밝혔다.

이 같은 러시아의 육상과 해상, 공중 등 3중 전선 훈련은 러시아 핵 병력을 훈련시키고 준비상태를 보여주기 위해 매년 실시됐다.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보내기 바로 직전에도 진행된 바 있다.

미국은 25일 러시아가 자국의 핵 능력에 대한 정기적인 훈련을 실시하겠다고 사전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번 러시아의 핵 훈련은 우크라이나가 '더티 밤(dirty bombs)'을 사용할 것이란 음모를 제기하며 경고하던 끝에 이뤄졌다.

더티 밤은 기존의 핵무기와는 다른 개념의 비대칭 재래식 무기다. 전장에서 실제 사용된 적은 없으며, 폭탄·미사일 등 재래식 무기의 폭약에 우라늄·플루토늄과 같은 방사성폐기물, 세슘-137 등과 같은 방사성물질을 덧입혀 폭발로 인한 대규모 방사능 오염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앞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더티 밤(dirty bombs)'을 사용하려는 계획을 알고 있다"고 반복적으로 말해왔고 우크라이나와 서방 동맹국들은 이를 강하게 부인한 바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은 26일 나토 본부에서 기자들에게 "(러시아의 주장이) 말도 안 된다. 우리 동맹국들은 러시아의 이 노골적인 거짓 비난을 거부한다"며 "러시아는 전쟁을 확대하기 위해 더이상 거짓 구실을 써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같은 날 "세계가 다극화되고 있지만 일부 국가는 흔들리는 패권을 고수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CIS(독립국가연합) 안보와 특수 서비스를 담당하는 관리로 구성된 51차 회의에서 성명을 내고 이 같이 발표했다.

그는 "말 그대로 우리 눈 앞에서 세계는 변화하고 있고 정말로 다극화하고 있지만, 국제 사회의 일부 구성원들은 그들의 패권을 고수하기 위해 광범위한 정치와 군사, 경제, 정보 등 수단을 사용하려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지금 노르트스트림 가스관에서 발생한 폭발 조직을 언급하는 중"이라며 "국제 사회 일부 구성원들은 노골적인 방해 공작을 피하지 않는다. 분쟁의 잠재력은 지역적 차원은 물론 전세계적으로도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이어 "집단 안보에 대한 새로운 위험과 도전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주로 세계 지정학적 대립이 급격히 고조된 결과"라고 했다.

특히 그는 우크라이나의 '더티 밤' 사용 계획을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서쪽 이웃 국가인 폴란드에서는 핵무기나 화학무기가 잠재적으로 사용될 것에 대비하기 위해 러시아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마르친 오치에파 국방부 차관은 국영방송과 인터뷰에서 "크렘린궁이 우크라이나에서 군사적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인 만큼 핵무기나 화학무기에 손을 뻗을 수 있다"며 "모든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시에 폴란드에서는 집권 여당의 사무총장 크쥐시토프 소볼레우스키는 러시아 이민자 유입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이에 러시아 국경을 따라 220㎞ 규모의 장벽을 건설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장벽 건설을 방해하진 않겠지만, 그런 생각의 '멍청함(stupidity)'을 입증하는 역사는 모두 무너져왔다"고 말했다.

/뉴시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러시아 #우크라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