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이 “청년 부채 문제, 교회가 조속히 끌어안아야 할 선교적 과제입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지난 9월 30일에 발표했다.
기윤실은 “지난 9월 13일부터 21일까지 한겨레신문이 ‘저당 잡힌 미래, 청년의 빚’이라는 주제로 심층 연재 기사를 보도했다”며 “이 기사들은 빚이 임계에 달한 2030 세대의 비율이 11.3%로 전 세대 평균(6.3%)의 두 배에 가까운 통계와 더불어 많은 청년들이 빚을 질 수밖에 없는 이유와 빚의 수렁에 빠져 삶의 모든 에너지를 빚을 갚는데 사용하며 비참한 현실에 놓이게 된 구조를 면밀하게 분석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 기사가 아프게 지적하는 것은 ‘빚’에 대한 사회적 낙인으로 인해 청년들이 어디에서도 자신의 고통을 호소하지 못하고 도움을 요청하지도 못하는 현실”이라며 “요즘 청년의 정체성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채무자’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또 “학자금 대출을 시작으로 청년들은 ‘채무자’로서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 주머니에 돈이 없다 보니 소위 ‘작업 대출’ 등 다양한 금융사기 위험에 노출되어 있고, 심지어 부모가 청년 자녀의 명의를 빌려 대출을 받고 갚지 않아 청년이 그 짐을 떠안는 사례도 있다”며 “최근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의 증가는 청년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으며, 청년은 ‘채무자’ 신분을 언제 졸업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견디며 살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그 동안 한국교회는 성도가 빚을 져서는 안 된다는 당위만 강조했기에 현실에 빚으로 고민하는 성도들은 교회 내에서 자신의 빚 문제를 드러내고 신앙적으로나 실제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 그러다 보니 스스로 감당할 수 없는 부채 문제에 눌린 청년들에게 교회의 메시지는 공허하거나 무력했고, 이들 중에는 신앙을 떠나거나 교회를 떠나는 경우도 생겨났다”며 “이제는 청년들이 세상 가운데서 돈의 영향 아래 살 수밖에 없음을 기억하고 이들이 경제 생활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훈련하는 것과 경제적 어려움을 벗어날 수 있는 길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따라서 “우리 사회의 심각한 청년 부채문제는 교회의 선교적 과제가 되어야 한다. 부채 문제로 고민하는 교회 내 청년들을 우선적으로 돕고, 교회 밖에서 부채 문제로 고민하는 청년들을 대상으로도 부채 문제의 해결을 통한 경제적, 영적 회복을 경험할 수 있게 하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며 “배고픈 자에 빵과 복음을 함께 주어야 하듯, 오늘날 부채의 늪에 빠진 청년들에게 부채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물질적, 정신적, 영적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것이 교회의 마땅한 역할일 것”이라고 했다.
기윤실은 “청년 부채 문제에 대해 아파하며 청년들이 빚으로부터 벗어나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고 대안을 모색하는 등 여러 기독 단체들의 실천이 이어지고 있다. ‘기윤실 청년재무상담소’에서도 매월 7명 내외의 청년들을 만나 재무 상태를 점검해주고 바른 재무 습관 형성을 위한 코칭을 하며, 청년들이 잠시 숨을 고르고 일상을 밝힐 수 있게 하는 도전지원금과 희망지원금을 운영하고 있다”며 “희년함께에서 운영하는 ‘희년은행’에서는 고금리예방대출, 주거지원대출 등의 지원 뿐 아니라 조합원과 교회 성도들을 대상으로 재무 상담 및 전세사기 대응 등 실제적인 상담과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청년의뜰’에서는 청년 저축프로그램, 대출프로그램, 온라인 멘토링을 진행하며 청년들이 자산관리에 대한 배움과 공동체 내에서 회복의 경험이 이루어지도록 돕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이제 기독시민단체들이 선도적으로 실천해 온 청년 부채 해방을 위한 노력들에 교회들도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 기독 전문 단체들과 연대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교회에 적용할 수도 있고, 교회 내 청년들이 이 단체들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연결할 수도 있다. 어떤 방식이든 이제는 교회가 청년 부채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이 문제를 청년 선교의 과제로 끌어안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청년들이 교회를 선한 공동체, 안전한 울타리로 여기며 그 안에서 다시 꿈과 희망을 이야기 할 수 있도록 교회는 청년들에게 공감하며 회복의 통로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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