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목사회 예배 설교자로 강단에 오른 해외한인장로회(KPCA) 북방선교위원장을 역임한 민영선 목사(필라델피아 그레이스교회 담임)는 북한 교회 현실을 말하다 그만 목이 메이고 말았다. 5년간 네 번에 걸쳐 북한을 방문한 민 목사는 당시 경험을 회상하며 북한의 현실을 아파했다.
민 목사는 봉수교회에서 설교 할 당시 교회에는 250명의 성도들이 앉아있었는데, 성도로 보이진 않고 모두 한복을 입은 것으로 보아 동원된 듯 보였다고 밝혔다.
북한 측은 민 목사가 강단에서 "하나님은 살아계시다"고 힘주어 말하자 마이크를 꺼버렸고, 그에 굴하지 않고 큰 소리로 계속 설교하자 급기야 교회 실내 등을 모두 꺼버렸다.
결국 봉수교회 담임이 나와 설교하는 민 목사 옆에 서 "고만하시래요~"를 낮은 음성으로 엄하게 말했지만 끌어내리지는 않았다.
사실 민 목사는 봉수교회 설교 전 화장실부터 찾았었다. 수도를 틀어보기 위해서였다. 물을 틀어보니 예상대로 녹물이 쏟아졌다. 교회를 사용 안한지 오래 된 것이다.
민 목사는 북한 교회 현실을 칠골교회에서도 경험할 수 있었다. 칠골교회에서는 설교가 금지됐다. 대신 성찬식을 할 수 있었는데 성도인지 동네사람인지 모를 교회에 모였던 사람들은 모두 자리를 떠나고, 교역자들과 성가대만으로 성찬식을 했다.
민 목사는 "한국의 수많은 교회에서 모금해서 지은 이 교회에서 하나님을 전할 수 없다는 사실에 가슴이 아프다"면서 "선교의 궁극적인 목적도 교회를 세우는 것인데, 수많은 것을 도와줬는데.. 우리의 꿈이 봉수교회에서 무너졌다"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북한 선교를 하면서도 지하교회가 있는지 믿지 않았지만 주님의 택한 백성이 남아있음을 보았다"며 "북한 땅에 하나님께서 교회를 살려주실 것이고,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이 역사하시면 교회가 재건되고 하나님을 찬양하는 역사가 일어날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북한 선교하면서 오해도 많이 받았다는 민 목사는 설교를 마무리하면서 "자신은 절대 종북적인 사람이 아니고 반공교육을 투철히 받은 사람"이라며 "복을 받았기에 복을 나눠야겠다는 성서적인 생각으로 북한 사역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