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첫 예산안이 곧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를 열고 '2023년도 예산안'을 상정·의결한다. 이번에 의결된 내년 예산안은 오는 9월2일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그간 윤석열 정부는 '긴축재정'으로의 전환을 예고해왔다.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씀씀이가 커지면서 재정건전성이 악화됐고, 이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당분간 허리띠를 조이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만큼 최근 나랏빚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올해 우리나라 국가채무는 1067조3000억원으로 추정되며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9.6%까지 오르게 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첫해인 2017년과 비교하면 국가채무는 약 400조원 늘었고, 같은 기간 국가채무비율은 13%포인트(p)가량 뛰었다.
이에 따라 올해 본예산(607조7000억원) 대비 지출 증가율은 5% 안팎의 비교적 적은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5%대 증가율은 박근혜 정부 마지막 예산 이후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를 적용하면 첫 예산안 규모는 640조원대로 추정된다. 이는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포함한 총지출 규모인 679조5000억원보다 적다. 앞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년 예산이 2010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발언했는데, 이를 고려한 계산으로 풀이된다.
추 부총리는 얼마 전 "올해의 경우 전례 없이 강력한 지출 구조조정을 실시해 내년도 본예산은 올해 추경을 포함한 규모보다 대폭 낮은 수준으로 편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존 정부 지출에서 줄일 수 있는 부분은 과감히 줄여 필요한 곳에 혈세가 쓰일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결국 이전 정부에서 중점적으로 추진된 사업 예산은 삭감될 가능성이 높다.
대표적인 사업에는 올해 6000억원 규모로 편성했던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지원 예산이 꼽힌다. 이는 '이재명표 예산'으로 불리면서 지난해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여야정 간 가장 큰 이견을 보였던 사업 가운데 하나다.
여기에 지난 정부에서 단기적으로 추진한 일자리 사업과 부처간 중복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등도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장차관급 이상 고위직 공무원은 내년 보수의 10%를 반납하겠다는 계획도 예고한 바 있다.
정부는 내년 예산안과 함께 중장기적으로 국가채무비율을 60% 안팎에서 관리하기 위한 재정준칙 도입도 추진한다.
구체적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비율이 마이너스(-)3%를 초과할 수 없도록 관리할 계획이다. 국가채무비율이 60%를 넘으면 적자 폭을 -2%로 축소해 중장기적으로 이 비율이 60% 이내로 수렴하도록 설계하겠다는 것이다.
추 부총리는 "건전재정 기조로의 전환·정착을 위해 이번 정기국회에서 재정준칙 법제화를 추진하겠다"며 "국제적으로 가장 활용되는 수지준칙을 토대로 하면서 관리재정수지를 기준으로 한 재정준칙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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