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가 가장 문제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공식 취임 이튿날인 11일 주재한 첫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물가 상승 억제 대책을 강력 주문한 가운데 민간 기업들이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특히 유통·식음료 등 서민 경제와 직접 연관성이 있는 대표 기업인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이 윤 정부의 물가 상승 억제 정책에 맞춰 구체적인 대응책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전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취임식에 이어 신라호텔 영빈관 만찬에도 나란히 참석하며, 민간 유통기업의 리더로서 새 정부와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윤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물가를 안정시키지 못할 경우 민심 악화로 국정 운영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아직 국내 주요 유통 기업들은 물가 안정을 위한 내부 대책 회의를 열거나, TFT(태스크포스팀)을 꾸리지는 않았다. 그러나 윤 정부 초기에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다한다는 방침이어서 민간 기업 차원의 물가 안정 묘안을 내놓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대형마트는 업의 본질이 '연중 상시 저가 상품'이다 보니 항상 물가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런 기업 입장은 윤 정부 물가 안정 방침과 다르지 않다"고 전했다.
이미 밥상 물가 안정이 핵심 이슈로 떠오르자 관련 프로모션을 적극 진행하는 유통 기업도 눈에 띈다.
대형마트 홈플러스는 지난 1월부터 지난 4월까지 100일간 먹거리와 생필품 위주로 '물가 안정 프로젝트'를 벌였다.
장바구니 경제의 핵심 품목을 파격적인 가격으로 선보인 이 프로젝트는 큰 호응을 얻었다.
이 기간 홈플러스 온라인 매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24%, 신선식품 카테고리는 12% 뛰었다. 온라인 주문량도 26% 상승했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커진 소비자들을 겨냥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높인 '득템 시리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 시리즈에는 즉석밥과 라면·김치·우유·시리얼 등 10여종의 생필품들이 포함된다.
BGF리테일은 와인을 해외에서 직접 발굴해 중간 마진 없이 합리적 가격에 판매하기 위해 자회사 BGF푸드를 통해 주류수출입업 허가를 따기도 했다.
BGF리테일 김명수 MD기획팀장은 "해외 직소싱을 더 늘리고 할인 및 증정 프로모션도 한층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식음료 업체들도 윤 정부의 강력한 장바구니 물가 안정 방침에 발맞춰 당분간 가격 인상을 최대한 억제할 전망이다.
이날 윤 대통령은 수석 회의에서 "국제 원자재 가격이 요동치는데 우크라이나 사태로 밀 가격이 폭등해 식생활에 영향을 주고, 에너지 가격이 올라 스태그 플레이션으로 산업 경쟁력에 빨간불이 들어오고 있다"며 "다함께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뉴시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