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9일 송영길 전 대표와 박주민 의원에게 6·1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자 공천 배제를 통보하면서 당 안팎의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송 전 대표는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당시 후보를 전폭 지지해 이 후보 강성 '팬덤(지지층)'의 응원을 받고 있다.
송 전 대표 측은 이날 언론에 배포한 공지에서 "송 전 대표는 전략공천위원회의 경선배제 방침을 전해 들었다"며 "이에 송 전 대표는 '이번 서울시장 공천에 대해 비대위가 현명한 결정을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공천은 최고위 의결과 당무위원회 인준을 거쳐 확정된다.
이어 " 송 전 대표는 '6.1 지방선거를 사실상 포기하고, 민주당을 파괴하는 자해행위가 될 것'이라는 우려를 표했다"고도 했다. 당헌당규에 따라 경선을 치르게 해달라고 요구해온 송 전 대표 측은 격앙된 분위기다. 출마를 종용했다가 돌연 입장을 바뀌 정치적 활로를 끊었다는 이유에서다.
박주민 의원실도 페이스북에 "전쟁 같은 법사위(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중에"라며 불쾌감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비대위가 일부 비대위원과 서울 지역 의원들의 반발을 이유로 광역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서울을 전략 선거구로 지정한 것은 앞선 설명과 달리 송 전 대표를 공천에서 배제하기 위한 수순이었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당헌당규상 전략선거구는 역대 선거결과와 환경 및 유권자지형분석 등을 종합한 결과 해당 선거구의 후보자의 본선 경쟁력이 현저히 낮은 선거구 등에 지정된다.
민주당 강성 지지층에 소구력이 있는 손혜원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내일 비대위 올라가면 끝이다. 그 전에 막아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송 전 대표 선거를 지원해온 그는 앞서 이원욱 전략공천위원장이 송 전 의원에게 공전 배제 결정을 통보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이후 '서울시장 후보 경선'을 요구하는 글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 권리당원은 경선은 물론 비대위 지도부 사퇴도 촉구하고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의 결정에 대해 "다 같이 죽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한 서울 지역 민주당 의원은 "송 전 대표 등의 컷오프는 예견된 일이었다"고 전했다. 송 전 대표로는 안된다는 것이 중론이라는 설명이다.
예비후보 6명 가운데 인지도가 쌍벽을 이뤘던 송 전 대표와 박 의원이 공천에서 배제되면서 사실상 전략공천이 유려해질 것으로 보인다. 고용진 비대위 수석대변인은 앞서 20일까지 서울시장 후보를 결정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이 지방선거를 한달 남짓 남긴 상황에서 경쟁력 있는 제3후보군을 찾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낙연 전 대표는 서울시장 출마론을 공식 부인했다. 정세균 전 총리도 서울시장 출마 의지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지도부는 19일 비대위 회의에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카드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장관은 헌정사상 첫 주요정당 여성 원내대표를 역임한 재선 국회의원이자 행정부처 장관을 역임한 중량감있는 정치인이다. 다만 앞선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시장(57.5%)에게 18.3%p 차이로 완패한 바 있다.
박 전 장관이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할지는 미지수다. 그는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꼽혔지만 20대 대선 패배 이후 이뤄진 예비후보 등록에 참여하지 않았다. 연이어 패배시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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