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대행진 조직위원회가 9일 오전 10시 30분 ‘생명대행진 2022’를 광화문 시민열린광장에서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한국 프로라이프의 역사를 함께한 프로라이프 의사회, 프로라이프 전시회, 프로라이프 여성회, (사)프로라이프, 천주교주교회의 가정과 생명위원회, 천주교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재)예수의꽃동네유지재단, 가톨릭꽃동네대학교, 콜롬버스 기사단 한국본부, 주사랑공동체 등이 함께했다.
행진에 앞서 축사와 강연이 있었다. 먼저 이성효 주교(천주교주교회의)가 축사했다. 이 주교는 “생명수호를 위한 생명운동은 고난한 순례의 길이라고 생각한다. 순례는 참회, 치유, 감사를 의마하는 일종의 기도다. 순례의 길은 단순히 지나가는 통로가 아닌 반대편으로 건너가는 길이다. 오늘 행사는 단순히 걷는 행진이 아니라 많은 의미를 간직한 행진”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는 수정된 순간부터 생명의 신비를 마주하게 된다. 생명은 우리 안에 살아있는데 우리는 자유와 권태기라는 이름으로 우리와 같은 인간의 생명을 무참히 살해하고 있다. 오늘 생명대행진은 태아와 함께 걷는 순례의 길이며 우리 자신과 세상의 모든 생명이 존중받는 생명문화를 만들어가자는 외침의 길”이라고 했다.
이어 함수연 회장(프로라이프)이 축사했다. 함 회장은 “우리 사회에서 태아의 생명권이 우리의 이익이나 상황에 비춰서 포기되거나 무효될 수 있다고 하는 주장이 있다. 이 흐름은 너무도 거세보이며 우리의 흐름은 너무도 작고 초라해 보인다. 그러나 우리는 작지 않으며 오늘 행진하는 모습을 보고 누군가는 낙태를 해야겠다는 결정을 거둘 수 있고, 또 누군가는 내가 임신해서 낙태되는 아이를 케어하고 보호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오늘 행진을 통해 또 하나의 태아가 낙태의 위기에서 생명을 건질 수 있을 것이다. 누구도 나서고 싶어하지 않는 이 길에서 먼저 태어난 자로서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자를 보호해야 하는 사명과 의무를 다하는 여러분들에게 축복하고 감사드린다. 오늘 행진을 하면서 태아가 생명임을 깨달을 수 있는 놀라운 일들이 벌어지길 기대한다”라고 했다.
다음으로 윤형한 변호사(프로라이프)가 ‘낙태법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는 주제로 발언했다. 윤 변호사는 “대한민국은 무역규모가 세계에서 5위 이고 1인당 GDP가 3만 5,000천 달러를 넘어서며 OECD국가 중에서도 가장 잘 사는 국가로 성장했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자살률 1위 국가로 알려져있다. 왜 우리나라가 자살률 1위 국가가 되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살기 좋은 세상은 물질의 풍요만으로는 이룰 수 없다. 모든 인간과 인간의 생명이 존엄과 가치를 존중받아야 우리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이룰 수 있다”라고 했다.
그는 “태아는 생명이자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부여받아야 한다. 사람의 형상을 갖추며 숨을 쉬고 있으며 심장이 뛰는 태아는 생명을 보호받아야 마땅하다. 태아 자체를 삶의 장애물로 생각하는 것은 철저히 배제되어야 한다. 어떤 이유에서든 생명을 침해하는 것은 죄악이며 우리 모두가 함께 이를 막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헌법재판소는 2017년도에 헌법상 낙태죄 규정이 합헌이라고 공포한 바가 있다. 그런데 2년 후에 낙태죄 규정이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낙태죄 조항을 2020년 12월 31일까지 개정해야 한다고 했다. 이제는 낙태죄 효력이 상실되어 낙태죄를 처벌할 수 없게 되었다”라고 했다.
끝으로 윤 변호사는 “낙태를 처벌하지 않는 것은 여성을 위한 정책이 아니다. 생명에 대한 존중과 보호 없이 인간에 대한 존중이 있을 수 없고 또한 여성에 대한 존중과 보호가 있을 수 없다. 무분별한 낙태 시술은 여성의 건강을 헤치며 낙태 이후 임신을 하기 어렵게 만든다. 낙태 시술을 통제, 관리하고 출산장려를 하며 산모와 태아를 건강하게 보호해주고 도와주는 것이 여성을 위한 길이다. 또한 낙태죄 개정안은 반드시 입법 되어야 한다”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김세민 교수(연세대학교, 프로라이프)가 “미국의 변화: ‘로 대 웨이드’ 결정이 뒤집어진다”라는 주제로 발언했다. 김 교수는 “‘로 대 웨이드’ 사건은 헌법에 기초한 사생활의 권리가 낙태의 권리를 포함하는지에 관한 미국 대법원의 가장 중요한 판례이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여성은 임신 후 6개월까지 임신중절을 선택할 헌법상의 권리를 가진다고 판결했다”고 했다.
그는 “‘로 대 웨이드’ 판결이 있은 1년 후 그 날의 판결을 되돌리라는 목소리가 거세지며 연방대법원을 향해 행진했던 것이 생명대행진의 시초이다. 올해 수 많은 프로라이프 청년들이 ‘포스트 로’ 세대를 외치며 49번째 행진을 이어갔다. 그래서 올해는 낙태 논쟁의 1장이 끝나고 2장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김 교수는 “특히 (낙태죄) 입법 공백 상태에서 유일한 프로라이프 법안인 ‘심장박동법을 제정하라’는 구호를 외치면서 행진하면 좋겠다”라고 했다.
한편, 행진은 광화문부터 시작해서 안국역, 창덕궁 삼거리, 종로3가역, 종각역, 새종로사거리 순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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