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파견한 한·미 정책협의대표단이 본격적인 방미 일정을 시작했다. 이들은 입국 당일 국무부 및 백악관 담당자들과 먼저 만났다.
4일(현지시간) 대표단 측에 따르면 박진 단장과 조태용 부단장 등 대표단은 전날인 3일 입국 후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비롯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관련 업무 담당자들과 만찬 회동을 했다.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이 자리에서 "긴밀한 한·미 공조를 통해 북한 비핵화를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이와 함께 "중국을 움직이려면 한·미·일 공조가 중요하다"라고도 했다. 중국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후에도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제재 완화를 주장했다.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북한 비핵화를 위한 중국의 역할을 끌어내려면 한·미·일이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라고 거듭 말했다. 아울러 외교, 경제, 안보 분야에서도 한·미·일 삼각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고 한다.
이 밖에 양국 경제 관계에 관해서는 미국이 지난해 제안한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를 거론, "IPEF 추진을 위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의 협력 등 한국의 역할을 기대한다"라고도 했다.
박 단장을 비롯한 대표단은 전날 워싱턴DC 덜레스 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박 단장은 입국 길에 특파원들과 만나 "한반도 상황이 엄중하다. 그래서 미국의 안보 공약, 그리고 한·미 동맹의 포괄적인 전략 동맹을 위해 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심도 있게 논의를 해 보겠다"라고 했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와 관련,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박 단장이 거론한 '포괄적 전략 동맹'이 어떤 것인지 묻는 말에 "한국은 우리의 중요한 조약 동맹"이라며 "우리는 동맹으로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기회와 위협 둘 모두에 협력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북한의 탄도미사일·핵무기 프로그램보다 국제 평화와 안보에 더 큰 위협은 없다"라며 특히 역내에서 이 문제가 심각하다고 봤다. 이어 "우리는 이에 관해 한국과 매우 긴밀히 협력한다"라며 한·미 양자, 한·미·일 삼자 협력을 거론했다.
박 단장을 비롯한 대표단은 이날 오후에는 국무부를 찾아 웬디 셔먼 부장관을 면담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도 북한 문제를 비롯한 역내 안보 대응과 관련해 한·미 및 한·미·일 공조 중요성이 주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다만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면담 일정은 없다고 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에 따르면 셔먼 부장관은 이날 박 단장 등 대표단과의 면담 외에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과도 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표단은 3일 입국 직후에는 한국전 참전 기념비를 헌화하며 현지 일정을 시작했다. 존 틸럴리 한국전참전기념공원 이사장은 "한국전 당시 참여한 18~20세 카투사 전몰장병 7000여 명의 이름이 3만6000여 명의 미국군 전사자들과 함께 추모의 벽에 새겨져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사한 외국 군인들의 이름이 미국 참전기념비에 새겨지는 것은 역사상 처음"이라며 "오는 7월27일 추모의 벽이 완성되면 이곳을 찾는 모든 사람이 한·미 혈맹의 정신을 영원히 기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