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파견한 박진 한·미 정책협의 대표단장이 3일(현지시간) 워싱턴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파견한 박진 한·미 정책협의 대표단장이 3일(현지시간) 워싱턴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뉴시스

새로 출범할 윤석열 정부 정책 협의차 방미한 박진 한·미 정책협의 대표단장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등 도발 속에 '원칙 있는 대북 정책'을 강조했다.

박 단장은 3일(현지시간) 워싱턴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의 대북 정책 조율과 관련해 "기본적으로 대북 정책은 원칙 있게 할 것"이라며 "남북한 간 상식이 통하는 남북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미국 조야에서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국의 대북 정책 강경화 및 이에 따른 한·미 간 대북 정책 조율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단장은 "북한이 비핵화에 실질적으로 나서면 대북 지원이나 경제 협력을 할 수 있는 인센티브도 염두에 두고 있다"라고 했다.

바이든 행정부와의 대북관 공통점을 묻는 말에는 "북한과의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비핵화가 북한이 선택해야 할 길이라는 방향을 공통으로 제시하고 있다"라며 "구체적인 로드맵, 그리고 북한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인지, 그런 것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가 추구했던 보텀업(bottom-up) 방식 대북 외교에는 거리를 뒀다. 박 단장은 북핵 문제를 "정상들이 위에서 그냥 갑자기 결정한다고 풀리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설명한 뒤 "현실적이고 중요한, 검증 가능한 로드맵을 만들고 그를 바탕으로 정상회담이 이뤄지는 게 순리"라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의 대표단 파견 메시지로는 "한반도 상황이 엄중하고, 한국과 미국이 동맹으로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그리고 지역, 그리고 글로벌한 문제에 대해 같이 협력해 나아갈 현안이 많다"라며 "포괄적인 전략 동맹을 다질 수 있는 그런 주제를 놓고 깊고 실질적인 협의를 하고 오라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대표단 방미 과정에서 바이든 대통령과의 면담이 이뤄질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 단장은 바이든 대통령 면담 여부 질문에는 "지금 제가 말씀드릴 수 없다"라고 말을 아꼈다. 윤 당선인 친서 전달 여부에도 "여러 가지 준비를 많이 했다"라고만 했다.

5월로 예상되는 한·미 정상회담 조율에 관해서는 "기본적으로 한·미 동맹을 강화하고 한·미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해서 왔다"라며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 놓고 대화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도 아시아 방문을 계획하는 것으로 안다"라며 "그러면 한·미 정상회담도 자연스럽게 열리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했다.

박 단장은 "일정이 상당히 빠듯하다"라며 "한국의 이번 신정부에 대해 미국 측이 상당한 기대를 갖고 있는 것 같다"라고 했다. 이어 북한의 ICBM 발사를 거론, "한반도 상황이 엄중하다. 그래서 미국의 안보 공약, 그리고 한·미 동맹의 포괄적인 전략 동맹을 위해 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심도 있게 논의를 해 보겠다"라고 했다.

이번 대표단은 5박7일간 미국에 머무르며 조야 정책 입안·집행자들을 두루 만날 예정이다. 박 단장은 "행정부와 의회, 그리고 싱크탱크에 계신 분들과 한·미 동맹을 정상화하고 양국 관계를 튼튼한 기반 위에 올려 놓는 기틀을 마련하기 위한 대화를 하기 위해 왔다"라고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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